대만 여행기 #.9 타이중에서 먹부림 (feat. 궁원안과, 충효야시장)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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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만의 미식 도시, 타이중의 맛집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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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이중을 아주 좋아한다. 첫번째로 맛집이 많고, 두 번째로 맛집이 아주 많고, 마지막으로 맛집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간만에 마주하니 반가움이 유난한 게 아니다. 밀린 숙제를 쳐내듯이 할 것 리스트를 지워가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역시나 맛집 탐방이다. 그래서 나는 궁원안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맛집이라고 부르기는 살짝 애매한 감이 있지만 유명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타이중의 명소다. 정말이지 여행객들의 사랑을 엄청나게 많이 받는 곳이다. 나와는 상당히 데면데면했지만 나도 드디어 사랑을 주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펑리수 같은 대만의 유명 과자들을 아주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비싼 가격에 파는 집이다. 궁원안과라는 이름은 꽤나 뜬금없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실제로 일제시대 때 안과가 자리하던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디저트 가게다.


이것저것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아이스크림이다. 엄청나게 산만하고 복잡한 주문지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취향에 맞게 제조된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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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전부 다르지만 무슨 차이가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어쨌든 아주 다양한 종류의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즐길 수 있다.


너무나 정신 사나운 주문지 때문에 먹기도 전에 지치는 감이 있지만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가면서 눈으로 교감하는 것만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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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나게 다양한 토핑에 있다. 기본적으로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추가로 돈을 내면 더 많은 토핑을 얹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본격적으로 경험하기 전에 정찰병을 보내는 단계라서 큰 돈을 쓸 생각은 없다. 토핑은 하나만 얹어서 소담하게 맛을 볼 생각이다.



한 덩어리에 90원이고 와플컵 20원을 추가해서 총 110원이 나왔다. 한국 돈으로는 4,500원 남짓.


베스킨라빈스를 생각하면 딱히 비싼 건 아니지만 대만의 물가를 감안했을 때 저렴한 것도 아니다. 아이스크림을 세 덩어리 얹고 와플컵 옵션을 고르면 13,000원짜리 아이스크림도 만들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사랑해 마지 않는 옵션이니깐 혹시 호기심이 동한다면 한 번 시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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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 아이스크림에서는 초콜렛 맛이 난다. 토핑으로 얹어준 치즈 케이크에서는 치즈 케이크 맛이 난다. 와플 콘에서는 당연히 와플 맛이 난다.


아주 정직한 맛의 아이스크림이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하루에 하나는 반드시 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좋아한다. 하지만 여기 아이스크림은 이날 이후로 먹은 적이 없었다. 방명록을 쓴다는 생각으로 들르면 좋은 곳이다. 그 이상의 쓸모나 가치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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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면 안으로 들어와서 매장 구경을 해보자. 궁원안과는 입으로 즐기는 것보다 눈으로 즐길 때가 훨씬 더 즐거운 곳이다.


완공 당시의 모습과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고풍스러움과 고급짐이 사방에서 뚝뚝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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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구경도 무사히 마쳤으면 바로 옆에 있는 타이중 문화창의산업단지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대만에는 '문화' 혹은 '창의' 혹은 '예술'이라 이름 붙은,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공간들이 아주 많은데 그런 장소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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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양조장으로 쓰이던 폐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공간이다. 기분 탓일까, 어디선가 향긋한 술냄새가 코끝을 간질이는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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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비슷한 공간들이 대만에 많은 탓에 살짝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막상 발걸음을 딛고 나면 나도 모르게 정신을 팔게 된다. 소소하지만 재기발랄한 풍경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다음에는 뭐가 나올까 기대하는 맛도 있고 말이다. 마치 던전을 탐험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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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힙한 구석도 있다. 스트릿 브랜드들이 화보 찍으면 괜찮을 것 같은 구도가 꽤 자주 보인다. 나는 가방 이름으로 여행지로 유명한 도시들의 이름을 붙이고는 하는데, 타이중 이름을 한 가방을 만들게 된다면 사진은 무조건 여기서 찍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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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이려나. 여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왠지 칼 하트나 커버낫 스타일로 스트릿 느낌 물씬 나는 가방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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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 한 끼를 책임질 야시장에 도착했다. 문화창의산업단지 바로 옆에 있는 충효야시장이다. 맛있는 게 정말 많은 야시장이다. 문화창의산업단지에서 도보로 단 3분, 입지도 아주 훌륭하다.


대만에서 수없이 많은 야시장을 다녀봤지만 단언컨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야시장이다. 모든 집이 음식을 잘한다. 지금까지 밀크티 한 번을 제외하고 충효야시장에서 음식을 실패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집은 '노부자 우배'다. 대만식 스테이크를 파는 맛집이다. 6천 원 남짓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잘 구워진 고기 한 접시를 즐길 수 있다.



소 돼지 닭 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잡으면 된다. 현지인도 많지만 관광객도 아주 많이 찾는 맛집이라서 영어 메뉴판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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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샐러드바에서 스프와 모닝빵, 샐러드 한 접시를 세팅하고 시작한다. 업무분장이 엄청나게 잘 되어 있는 식당이라서 음식이 나오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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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맛을 아니깐 더 먹고 싶다. 자극적인 맛을 싫어한다면 쳐다도 안 보는 게 좋다. 하지만 나처럼 달고 짠 걸 좋아한다면 여기는 눈 돌아가서 코 박고 먹을 맛이다. 소스도 종류가 여러가지라서 취향 따라 즐길 수 있으니 여러모로 좋아할 수밖에 없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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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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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었습니다. 기분 좋게 배도 부르고 창연하게 어둠에 잠기는 거리의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있으니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합니다. 저는 이 행복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배 꺼지기 전에 얼른 자러 가야겠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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