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12 대만 최고의 우육면 맛집 타이중 노부자우육면, 라떼가 맛있는 Cafe Muug

2022-08-17
조회수 1272

자신있게 추천하는 대만 최고의 우육면 맛집, 타이중 '노부자 우육면' 



대만으로 건너온 지 10일이 넘었다. 그동안 너무 팔자 좋게 놀기만 해서 그런지 할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이대로는 버틸 수가 없다. 오늘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일만 해야할 것 같다. 딱히 계획은 없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집중 업무 모드로 돌입하기로 한다.



뜻대로 잘 안 되네. 구글 지도를 뒤지던 중에 일 하기 좋아 보이는 카페를 발견했는데 하필 쉬는 날이다.


일주일에 딱 하루 쉰다고 돼 있던데 왜 하필 오늘인 거지. 일이 꼬이려니 이런 식으로도 꼬이는 구나.


대만여행, 대만맛집, 타이중맛집, 타이중우육면맛집, 타이중우육면추천, 타이중맛집추천, 타이중여행, 타이중가볼만한곳, 타이중맛집여행, 타이중노부자우육면, 타이중맛집추천, 타이중우육면


좋은 카페를 찾는 건 살짝 물 건너간 것 같으니깐 마음 편하게 밥부터 먹어야겠다. 다행히 여기는 쉬는 날이 아니다.


거두절미하고 대만에서 먹어본 중에서는 제일 맛있는 우육면이 있는 집이다. 타이중의 베이구에 위치하고 있는 이곳의 이름은 '노부자우육면', 구글 지도에는 'old master beef noodles'라고 검색하면 찾아갈 수 있다.


여자친구와 즐긴 마수걸이 대만 여행에서 발견한 집이다. 일부러 찾아간 것은 전혀 아니었고 당시에 묵은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식당이었다. 꽤나 맛있게 즐긴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집의 위엄을 지금만큼 체감하지는 못했다.


대만에서 먹는 우육면은 다 이 정도는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나와 여자친구는 아직까지도 여기보다 맛있는 우육면집을 찾지 못했다.



일찍 갈 필요는 없다. 어차피 문 열고 10분 뒤면 대기줄이 생기기 때문에 오픈런을 할 게 아니라면 아무 의미 없다.


그렇다고 진짜 오픈런을 할 필요도 없다. 테이블 회전이 어마어마하게 빠르기 때문에 언제 가든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다.



주문지가 꽤나 복잡하게 생겼지만 기억할 건 많지 않다. 제일 왼쪽 가장 위에서 두 번째. 그거만 기억하면 된다. 그 녀석이 우육면이다.


체크박스가 네 개나 있어서 당황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별 거 아니다. 제일 왼쪽부터 두꺼운 면 작은 거랑 곱빼기, 얇은 면 작은 거랑 곱빼기다.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라면 면발 두께의 면을 즐기고 싶다면 얇은 걸 선택하면 된다.



반찬도 있기는 한데 해석할 자신이 없으면 안 건드리는 게 좋다. 한자를 읽을 줄 알아도 뜻을 모르면 무용지물이다.


정 먹고 싶으면 카운터에 가서 손가락으로 쿡 찍어서 달라고 하던가, 그게 아니라면 반찬은 포기하고 우육면만 즐기는 게 여러모로 정신 건강에 이롭다.



하지만 나는 운을 시험해 보기로 했다. 앞에 두 글자는 '청룡'이다. 뒤에 한 글자는 뭔지 모르겠다. 하지만 청룡이니깐 분명 대단한 게 나올 것 같다.



고추가 나왔다. 허허. 고추 같네.


내가 읽지 못한 마지막 글자는 '산초나무 초'라는 글자다. 가진 뜻에는 산초나무, 후추나무, 고추가 있다. 이날의 치욕은 뼈에 새겼다. 덕분에 나는 아직도 산초나무 초를 잊지 않았다.


대만여행, 대만맛집, 타이중맛집, 타이중우육면맛집, 타이중우육면추천, 타이중맛집추천, 타이중여행, 타이중가볼만한곳, 타이중맛집여행, 타이중노부자우육면, 타이중맛집추천, 타이중우육면


반찬은 망했지만 아무렴 상관없다. 우육면은 오늘도 여지없이 맛있었으니깐 말이다.


진짜 말도 안 되게 맛있다.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맛있다. 깊은 맛이 우러난 국물과 찰진 식감의 면발에 부드러운 고깃덩어리까지. 이 집의 우육면은 흠 잡을 데가 단 하나도 없다. 그래서일까, 문을 열기가 무섭게 대기열이 생긴다.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진정한 현지 맛집이다.



장조림 해먹어도 될 정도로 진한 국물이 이 집의 전매특허다.


사장님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해서 대대손손 보전해야 하는 맛이다. 몇 그릇을 박제로 만든 다음에 대만 곳곳에 산재한 박물관으로 보내서 전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심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엄청난 국물이다.



면을 그렇게나 좋아하지만 정작 국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면 요리를 국물까지 다 먹은 적은 살면서 손에 꼽는다.


하지만 여기는 예외다. 여기는 정반대다. 지금까지 이 집의 우육면을 먹으면서 국물을 남긴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한 번 맛을 보기 시작하면 언제 다시 즐길지 모르는 불안함과 아쉬움 때문에라도 싸그리 비우게 된다. 그 정도로 진한 감동이 있는 우육면이다.



직항 노선이 다니기 시작한 지 한참 됐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든 타이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네이버에 '노부자 우육면'을 검색하면 내가 쓴 글밖에 안 나온다.


뭔가 잘못 됐다. 이래서는 안 될 일이다. 이미 동네 주민들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집이긴 하다. 지금도 충분히 기다림이 많은 집이기 때문에 알려져서 나한테 득 될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집을 나만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죄책감이 든다. 이렇게 좋은 집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게 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니, 타이중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만이라도 모조리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부디 세상 사람 모두가 노부자우육면의 은혜를 입게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작별의 인사를 건넨다. 안녕히 계세요 사장님. 오늘도 너무 잘 먹어서 눈물이 줄줄 흐르네요.


대만여행, 타이중여행, 타이중카페, 타이중핫플


즐거운 점심 시간을 즐겼으니 매를 맞을 시간이다. 다행히 노부자 우육면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일하기 좋은 카페를 발견했다.


대만여행, 타이중여행, 타이중카페, 타이중핫플


이름은 cafe muug. 우주를 형상화한 듯한 오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카페다.


대만여행, 타이중여행, 타이중카페, 타이중핫플


사장님께서 라떼를 강력 추천하셨다. 나는 라떼를 좋아하지 않지만 별보다 반짝이는 사장님의 눈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괜히 여쭤 봤다는 생각을 하면서 라떼를 시켰는데 웬걸, 내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더 본격적인 구성의 라떼 한 상이 탁자 위에 올라왔다.


대만여행, 타이중여행, 타이중카페, 타이중핫플


이 집 라떼 잘하네.


여기 라떼는 아주 맛있다. 사장님의 뛰어난 미적 감각 덕분에 보는 재미와 인스타 각까지 챙겼다. 사장님께서 자신 있게 추천하신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맛과 재미 모두를 잡은 라떼다.


대만여행, 타이중여행, 타이중카페, 타이중핫플


마이쪙.


일을 해야했던 나는 쉴 새 없이 울었다. 하지만 맛있는 라떼와 함께했던 덕분에 이따금씩 미소를 찾을 수 있었다. 이 녀석마저 없었으면 나는 울다가 혼절했을지도 모른다. 사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편안한 여행을 원한다면?

해답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