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
시작하기에 앞서
꼭 버스여야만 합니까? 그냥 비행기 타시면 안 될까요? 넉넉 잡아 한 시간이면 편하게 갈 수 있는데 말이죠.
결코 버스여야만 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달랏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호치민을 가 봅시다.
구글 지도에 'intercity bus station da lat'이라고 검색해 보자. 우리의 버스는 이곳에서 출발한다.
시내에서 아주 가깝다. 달랏 케이블카 바로 옆이기 때문에 생소한 위치도 아니다. 그랩 오토바이로는 3만 동이면 떡을 치고 택시를 이용해도 10만 동 언저리면 충분할 테다.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다.
우리의 버스는 이곳에서 출발한다. 벤 쎄 리엔 띵 달 랏.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구는 25만에 불과하지만 상당히 큼지막하고 잘 관리된 고속버스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호치민의 미엔 떠이 터미널보다 훨씬 멀끔할뿐더러 관리도 잘 되고 있는 듯한 달랏 터미널이다.
사실상 풍짱 버스 터미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온 세상이 풍짱 버스다. 가장 많은 지역으로 버스를 송출하고 있으며 운행 횟수 역시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안마 의자도 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아낌없이 즐겨주는 것이 좋다. 상당히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니 말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호치민이다. 'SAI GON'이라고 써진 녀석이 호치민을 간다. 잘 아실 테지만 사이공은 호치민의 옛 이름이다. 2024년 현재 요금은 29만 동이고 8시간이 걸린다. 시간표는 따로 첨부하지 않는다. 배차 간격이 워낙에 빽빽하기 때문이다. 거의 20분에 한 대 꼴로 차가 있다.
참고로 호치민에는 터미널이 두 개 있다. 미엔 떠이 터미널(Bến xe Miền Tây)과 동 머이(Bến xe Miền Đông mới ). 풍짱 버스 기준으로 거의 반반으로 목적지가 갈린다. 어디로 가나 큰 상관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엔 떠이 터미널을 추천한다. 동 머이 터미널은 시내로 들어가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리고 정말 가끔씩 안 수엉(Bến xe An Sương)에 내리는 경우가 있다. 떤선녓 공항보다 북쪽에 있는 터미널이다. 이 녀석은 웬만하면 피하자.
일반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마침내 나의 경험을 들려 드릴 시간이다.
나는 금호 삼코 버스를 이용했다. 이 녀석은 장점이 많다. 우선 풍짱 버스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무려 2만 동이나. 천 원 개꿀.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이 있다. 그건 바로 1군 지역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점이다.
VP 275E Phạm Ngũ Lão, Q1
매표소 직원분께 위의 주소를 보여 드리자. 여기가 어디냐면 부이비엔 여행자 거리에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금호 삼코 버스의 호치민 사무소다.
버스표 구입 완료. 32인승 슬리핑 버스이며 요금은 27만 동, 종착은 호치민 1군의 금호 삼코 사무소.
가끔씩 40만 동짜리 버스가 있다. 그 녀석은 24인승 VIP 버스다. 당시에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지만 분명 좋을 테다. 하루에 몇 편 없지만 시간이 잘 맞는다면 무조건 그 녀석으로 지르자. 금액 차이는 한국 돈으로 7천 원밖에 안 하고 당신은 버스에서 8시간을 보내야 한다.
탑승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15분 정도 남았을 때 미리 나가서 어슬렁거리면 된다.
터미널은 굉장히 크지만 승차장은 의외로 소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를 못 찾아서 헤매는 일은 웬만해선 없을 것이다.
내가 타고 갈 버스다. 버스를 못 찾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금호 삼코가 운행하는 버스가 몇 대 없어서 헷갈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벤 쎄 미엔 동 머이 - 벤 쎄 달랏
동 머이 터미널 가는 버스다. 나는 동 머이 터미널에 내려서 1군 지역의 금호 삼코 사무소로 향하는 셔틀 버스로 갈아탈 것이다.
언제나처럼 좁고 갑갑한 슬리핑 버스, 하필 자리까지 가운데라서 아주 힘든 여정이 될 예정이다.
무조건 창가 자리로 달라고 하자. 가운데는 정말이지 바퀴 달린 관짝이다. 윈도우 플리즈. 플리즈 윈도우.
끝없이 이어진 산길을 부지런히 내려간다. 멀미가 있는 분들은 미리 방비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지루함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덟 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휴게소를 두 번 들렀다. 한 번 들를 때마다 30분 가까이 쉬었는데, '이럴 시간에 조금 더 빨리 가는 게 어떨까요'라는 문장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베트남어를 제대로 할 줄 몰라서 참고 말았다.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즈음이 되면 동 머이 터미널에 도착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 이 녀석으로 갈아타고 1군 지역으로 향할 것이다. 대략 30분 정도가 걸리는 아주 짧고 힘든 여정이다.
죽을 것 같아요 퍼뜩 가주세요.
마참내 도착. 달랏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도 마참내 끄읏.
이쯤에서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꼭 버스여야만 합니까? 꼭 그래야만 하나요..?
달랏 -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 진짜 끄읏
달랏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
시작하기에 앞서
꼭 버스여야만 합니까? 그냥 비행기 타시면 안 될까요? 넉넉 잡아 한 시간이면 편하게 갈 수 있는데 말이죠.
결코 버스여야만 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달랏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호치민을 가 봅시다.
구글 지도에 'intercity bus station da lat'이라고 검색해 보자. 우리의 버스는 이곳에서 출발한다.
시내에서 아주 가깝다. 달랏 케이블카 바로 옆이기 때문에 생소한 위치도 아니다. 그랩 오토바이로는 3만 동이면 떡을 치고 택시를 이용해도 10만 동 언저리면 충분할 테다.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다.
우리의 버스는 이곳에서 출발한다. 벤 쎄 리엔 띵 달 랏.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구는 25만에 불과하지만 상당히 큼지막하고 잘 관리된 고속버스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호치민의 미엔 떠이 터미널보다 훨씬 멀끔할뿐더러 관리도 잘 되고 있는 듯한 달랏 터미널이다.
사실상 풍짱 버스 터미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온 세상이 풍짱 버스다. 가장 많은 지역으로 버스를 송출하고 있으며 운행 횟수 역시 다른 회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안마 의자도 있다.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아낌없이 즐겨주는 것이 좋다. 상당히 힘든 여정이 될 것이니 말이다.
우리의 목적지는 호치민이다. 'SAI GON'이라고 써진 녀석이 호치민을 간다. 잘 아실 테지만 사이공은 호치민의 옛 이름이다. 2024년 현재 요금은 29만 동이고 8시간이 걸린다. 시간표는 따로 첨부하지 않는다. 배차 간격이 워낙에 빽빽하기 때문이다. 거의 20분에 한 대 꼴로 차가 있다.
참고로 호치민에는 터미널이 두 개 있다. 미엔 떠이 터미널(Bến xe Miền Tây)과 동 머이(Bến xe Miền Đông mới ). 풍짱 버스 기준으로 거의 반반으로 목적지가 갈린다. 어디로 가나 큰 상관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엔 떠이 터미널을 추천한다. 동 머이 터미널은 시내로 들어가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리고 정말 가끔씩 안 수엉(Bến xe An Sương)에 내리는 경우가 있다. 떤선녓 공항보다 북쪽에 있는 터미널이다. 이 녀석은 웬만하면 피하자.
일반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마침내 나의 경험을 들려 드릴 시간이다.
나는 금호 삼코 버스를 이용했다. 이 녀석은 장점이 많다. 우선 풍짱 버스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 무려 2만 동이나. 천 원 개꿀.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장점이 있다. 그건 바로 1군 지역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점이다.
VP 275E Phạm Ngũ Lão, Q1
매표소 직원분께 위의 주소를 보여 드리자. 여기가 어디냐면 부이비엔 여행자 거리에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금호 삼코 버스의 호치민 사무소다.
버스표 구입 완료. 32인승 슬리핑 버스이며 요금은 27만 동, 종착은 호치민 1군의 금호 삼코 사무소.
가끔씩 40만 동짜리 버스가 있다. 그 녀석은 24인승 VIP 버스다. 당시에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지만 분명 좋을 테다. 하루에 몇 편 없지만 시간이 잘 맞는다면 무조건 그 녀석으로 지르자. 금액 차이는 한국 돈으로 7천 원밖에 안 하고 당신은 버스에서 8시간을 보내야 한다.
탑승장으로 향하는 길이다. 15분 정도 남았을 때 미리 나가서 어슬렁거리면 된다.
터미널은 굉장히 크지만 승차장은 의외로 소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를 못 찾아서 헤매는 일은 웬만해선 없을 것이다.
내가 타고 갈 버스다. 버스를 못 찾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금호 삼코가 운행하는 버스가 몇 대 없어서 헷갈리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벤 쎄 미엔 동 머이 - 벤 쎄 달랏
동 머이 터미널 가는 버스다. 나는 동 머이 터미널에 내려서 1군 지역의 금호 삼코 사무소로 향하는 셔틀 버스로 갈아탈 것이다.
언제나처럼 좁고 갑갑한 슬리핑 버스, 하필 자리까지 가운데라서 아주 힘든 여정이 될 예정이다.
무조건 창가 자리로 달라고 하자. 가운데는 정말이지 바퀴 달린 관짝이다. 윈도우 플리즈. 플리즈 윈도우.
끝없이 이어진 산길을 부지런히 내려간다. 멀미가 있는 분들은 미리 방비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것은 지루함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덟 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휴게소를 두 번 들렀다. 한 번 들를 때마다 30분 가까이 쉬었는데, '이럴 시간에 조금 더 빨리 가는 게 어떨까요'라는 문장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베트남어를 제대로 할 줄 몰라서 참고 말았다.
이러다가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즈음이 되면 동 머이 터미널에 도착한다. 하지만 우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부터 이 녀석으로 갈아타고 1군 지역으로 향할 것이다. 대략 30분 정도가 걸리는 아주 짧고 힘든 여정이다.
죽을 것 같아요 퍼뜩 가주세요.
마참내 도착. 달랏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도 마참내 끄읏.
이쯤에서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꼭 버스여야만 합니까? 꼭 그래야만 하나요..?
달랏 - 호치민 고속버스 가이드, 진짜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