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석양이 있는 베트남 무이네 여행 명소, 레드 샌드 듄 탐방기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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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아름다운 베트남 무이네 레드 샌드 듄



개꿀


뜻하지 않게 호사를 누리는 중이다. 하루에 만 원도 안 되는 도미토리를 예약했는데 이렇게 삐까뻔쩍한 리조트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침도 주고 수영장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수영복을 챙겨왔을 리 만무하므로 그림의 떡이긴 하지만.



기분이 좋아졌으니 힘내서 계속 여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드가자.


찬물에 소금기만 간단하게 털어내고 곧바로 길을 나선다. 이 여정의 끝에는 석양이 아름다운 사막이 기다리고 있다.



리조트가 운집한 번화가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다. 6km 남짓. 그러므로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지프차의 도움에 의지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가진 거라고는 두 다리가 전부인 나에게 그런 고오급 문물은 그저 사치다.


숙소에서 30분 남짓을 부지런히 걸은 끝에 마침내 당도했다. 공터에 빼곡하게 늘어선 지프차들이 여정의 초입에 당도했음을 대신 말하는 중이다. 여기는 베트남 무이네의 오랜 여행 명소, 석양이 아름다운 레드 샌드 듄이다.



약간 어설프긴 하지만 공공 화장실이 있다. 관리하는 분도 상주하고 계시므로 사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테다. 아마도 입장료를 받을 것이고 휴지는 없을 공산이 크다.


이쯤에서 막간 팁, 베트남을 여행하는 분들은 휴지를 소지하고 다니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다이소에서 파는 여행용 티슈가 아주 좋다.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뭉치가 여섯 개 들어 있는데, 휴대하기도 좋고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무이네를 대표하는 여행 명소 중 하나이며 석양이 특히나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 황량한 모래 언덕에 빼곡한 발자국들이 레드 샌드 듄의 인기를 대신 말하는 듯하다.



'생각보다는' 한산한 느낌이다. 해 질 녘이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오히려 좋아. 한적하게 이 공간을 내 것처럼 누릴 수 있으니 되려 잘 된 일이다.



무이네에는 여행자들의 사랑을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막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일출 명소로 유명한 화이트 샌드 듄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곳이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고 정해진 출입 시간 같은 것도 없다. 무이네 중심가에서 30km 가까이 떨어진 화이트 샌드 듄과 달리 비교적 도심지를 벗하고 있어서 접근성도 아주 좋다. 지프 투어를 이용할 계획이라면 아무렴 상관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뾰족한 밀짚모자를 쓰고 옆구리에 큼지막한 판때기를 쓴 아주머니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여행객들이 보일 때마다 부지런히 말을 거는 걸 보면 무언가를 팔고 있는 게 분명하다. 과연 뭘 팔고 있는 걸까.


그들의 정체는 썰매 장수다. 옆구리에 낀 판때기는 모래 언덕을 타고 내려갈 수 있는 썰매다. 딱히 관심이 없는 나는 완곡하게 거절을 계속했지만 생각보다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로 '10만 동'을 외치면서 접근하지만 베트남어가 어느 정도 능숙하다면 꽤나 좋은 조건으로 협상도 가능하다.



재밌어 보이기는 하지만 눈으로만 즐기기로 한다. 사장님들의 과한 흥이 홀몸으로 여행 중인 나에게는 살짝 부담스럽다.



물론 여행을 마치고 나서 살짝 후회하기는 했다. 이렇게 큼지막한 모래 언덕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사각거리는 모래를 딛고서 가장 높은 고지에 올랐다. 그리고 마주한 풍경 앞에서 나도 모르게 입이 쩍 벌어진다. 무이네의 푸른 바다와 사막의 붉은 모래, 절로 감탄을 부른다.



먼발치에는 헐벗은 언덕 하나가 큼지막하게 솟았다. 녹화 사업을 진행 중인 민둥산인가 했더니 나름 근방에서는 유명한 관광지다. '혼 럼'이라는 이름을 가진 절벽인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근방에 리조트가 꽤나 많다고 한다.



사막 중턱에서 널찍한 평지를 만났다. 붉은 편의점 의자가 늘어선 조그마한 천막은 아마도 썰매 아주머니들의 기지일 테다. 매의 눈으로 손님을 탐색하며 수다 삼매경이 한창이다. 괜스레 관심을 보였다가 먹잇감이 될 것이 분명하므로 못 본 채 조용히 지나가기로 한다.



탐방은 여기까지, 본격적으로 일 할 시간이 되었다. 여행을 즐기는 중이긴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용건이 있다. 카메라 삼각대 위치로.



친구들의 평에 따르면 그림판 페인트통으로 칠한 것 같은 풍경이 오늘의 무대로 수고해 줄 예정이다.



가방 장사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가방 사진을 찍는 일이다. 하물며 나는 여행용 백팩을 만들고 있으니, 이토록 신묘한 풍경을 두고서 그냥 지나치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분 남짓 카메라와 씨름했다. 모래 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닥치고 구도를 잡는 것도 쉽지 않아서 생각보다 격렬한 고군분투가 이어졌다.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만족스러운 사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영혼을 갈아 넣은 보정 끝에 간신히 두 장의 사진을 건지긴 했지만 볼 때마다 아쉽고 또 아쉽다.



그렇게 건져낸 사진이 바로 이것. 가방 사세요. 트래블러스 하이 여가 오사카. 열심히 일하고 예쁘게 일합니다. 사진빨도 잘 받아요.



모래 사구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몸뚱아리는 모래에 완전히 잠식당했다. 특히나 신발과 양말이 입은 피해가 크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그렇다고 모래의 습격을 피할 방법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그러려니 해야 한다. 사방에 모래인데 어떻게 모래를 피하겠습니까.



해 질 녘 이 가까웠다. 레드 샌드 듄의 석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능선들마다 그림자가 빼곡하다. 슬그머니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한다. 떠날 때가 된 듯하다.



잘 놀다 갑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아담하고 소소한 여행 명소다. 하지만 걸음할 만한 가치가 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 풍경이 기다린다. 여기는 무이네를 대표하는 여행 명소, 레드 샌드 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