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다카마쓰 여행기 #.4 이 비행기는 마침내 집으로, 즐거웠습니다 다카마쓰!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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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다카마쓰 여행, 마지막



무심코 지나치던 풍경을 가만히 망연한다. 당분간은 마주할 일 없는 찰나다.


벌써 마지막 날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감상은 사치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으므로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갑자기 돈까스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워낙 이른 시간이라서 문을 연 데가 없다. 아니 그것보다는 돈까스 집을 찾지 못했다. 이 동네는 외식의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 사방 천지에 우동 집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천국일 테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현세에 강림한 우동 지옥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우동이냐 굶느냐 그것이 문제인데, 굶는 것은 싫으니 우동을 먹기로 한다. 여기는 가와라마치 역에서 멀지 않은 우동 집, 사카에다 우동 미나미신마치점이다.



오늘은 실험 따위 하지 않을 테다. 가장 무난한 카케 우동을 시원하게 부탁드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아주 무난한 우동이었다. 굉장히 면발이 쫄깃하다. 여행하면서 먹었던 모든 우동 집 중에서 가장 면발이 쫄깃했다. 그래 봐야 여기 포함해서 세 군데밖에 안 다녔지만. 어쨌든.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꽤나 배불리 먹었지만 단돈 310엔. 환율이 900원도 안 되는 요즘 기준으로는 2,700원밖에 하지 않으니, 웬만한 대학교 학식에서 우동을 먹어도 분명 이거보다는 비쌀 테다.



깨끗하게 비웠다. 잘 먹고 갑니다.



밥을 먹었으니 간식으로 입가심을 할 시간이다. 남은 짤짤이를 적당히 털어 웨하스롤을 하나 샀다. 사쿠사쿠 크레-푸 쵸코맛이다.



스타벅스의 창가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는 가만히 망중한을 읊었다. 이별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그저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다.



고향은 비가 내리는 중이고 서울은 흐리다. 하지만 이 동네는 구름 한 점 없다. 여행하는 내도록 빗방울은커녕 먹구름이 밀려오는 기색조차 본 적이 없다. 모든 것이 아쉬운 와중에도 이 후덥지근함만큼은 예외다. 정말이지 진절머리가 난다.



마침내 떠날 시간이 되었다. 리무진 버스 도착.



이별을 종착으로 하는 여정의 시작이다.



웰컴 백



입국장만큼이나 출국장 역시 아담하다. 덕분에 출국 수속이 매우 편하다.



짐 검사까지 마치고 출국을 위한 모든 준비를 무사히 끝냈다. 더 이상 남은 여정은 없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는 것은 이별의 아쉬움과 발 아래에 아스라이 잠기는 어느 여름날의 다카마스뿐이다.



다음에는 좀 시원할 때 오겠습니다. 고생 많으셨고 저도 고생 많았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 또 만납시다!



즐거웠습니다. 안녕 다카마쓰!


생애 첫 다카마쓰 여행기,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