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13 대만 중부의 숨은 보석, 먀오리현 싼이

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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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부의 여행 명소, 먀오리현 싼이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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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있지도 않았는데 타이중에서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아무 계획 없이 하는 대만 일주는 버려지는 시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이럴 거면 대만 일주라고 얘기나 하지 말걸. 여행하는 내도록 뭔가에 쫓기는 듯한 나의 불편한 마음이 못내 한심스럽고 자괴감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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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타이중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타이페이로 떠나는 날이다. 날은 여전히 덥고 갈 길도 한결같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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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오로지 북진뿐인 여정. 오늘도 어김없이 북으로 향한다. 가장 저렴하고 깨끗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간차가 타이페이까지 수고해 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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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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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나의 기분을 들뜨게 한다. 과연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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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적지는 타이페이지만 그 전에 잠시 들를 곳이 있다.


여기는 먀오리현에 위치한 타이중에서 40분 남짓 떨어진 조용한 산간 오지 '싼이'다. 타이중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께서 적극 추천하셨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라고 말씀하셔서 무척 기대가 된다. 대만 중부의 고산지대, 먀오리현 싼이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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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이동한 객가인들이 정착해서 마을을 이뤘다. 동네가 생긴 배경이 이렇다 보니 지금까지도 이곳 주민의 대부분은 본토에서 건너온 객가인들이다.


아주 예쁜 동네지만 차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고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더우며 여행지들이 규칙 없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다. 그런데 택시마저 잘 안 잡히니 차 없이는 여행하기가 쉽지 않다.


렌트카를 빌릴 생각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든 택시라도 수배를 하는 게 좋다. 그것도 불가능하다면 액티비티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먀오리현 택시 투어나 버스 투어 같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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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동네인 줄 몰랐던 나는 몸만 달랑 왔다. 당연히 아무것도 준비한 게 없다. 가진 건 두 다리밖에 없으니 뭘 해야하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허락된 시간은 많이 없지만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서 이곳저곳을 톺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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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해요. 사진 찍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건 여행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삼각대를 세워 놓고 나는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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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탐방이 끝났으니 본격적인 행군을 시작할 시간이다.


나는 지금부터 산을 하나 넘을 생각이다. 목표는 여기에서 3km가 떨어진 셩싱역. 왜 때문에 이렇게 더운 날에 쌩고생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대중 교통은 아무리 봐도 어림없어 보이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니 그나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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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보다 조금 더 찜통 같은 더위를 뚫고 발걸음을 옮긴다.


이건 마치 군대 시절의 유격 행군을 떠올리게 한다. 우거진 수풀을 잘 찾아 다니면 그런대로 직사광선은 피할 수 있지만 찌는 듯한 더위는 어찌할 재간이 없다. 몸뚱아리는 이미 땀으로 홀랑 젖었고 보이지는 않지만 정수리에서는 김도 모락모락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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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넘고 또 넘었다. 마침내 내리막이 나타났다. 여정의 끝이 가까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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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산 하나면 넘으면 쉽게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성싱역'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기차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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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1998년까지 운행한 열차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구산선철'이라는 노선이 있었다고 한다. 선로 이름에 '산'이 들어가는 것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평균 고도가 상당히 높은 선로였다. 그 덕분에 셩싱역은 현역 때는 대만에서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역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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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사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은 모르지만 '국제 슬로 시티'라는 협회에서 인증한 슬로 시티 중 하나다. 그래서 택시도 없고 대중교통도 없었나 보다.


어딘지 모르게 아쉽다. 하다 못해 소달구지라도 있으면 좋겠다. 낭만도 있고 느림의 미학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동네에는 소 키우는 사람이 없나 보다. 이 동네에서 택시 잡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 도저히 모르겠다. 그걸 알면 내가 가장 먼저 탔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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셩싱역에 오신 분들은 반드시 해야하는 게 있다. 그건 바로 레일바이크를 타는 것이다.


셩싱역에 오는 것으로 끝나는 여정이 아니다. 여기는 동네 유람을 위한 베이스캠프다. 그리고 레일바이크는 즐겁고 완전한 유람을 위한 핵심 중에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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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한다. 돈 아깝다고 생각 말고 레일바이크를 꼭 타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무조건 타자.


진도 7이 넘는 지진 때문에 부서진 철교의 잔해를 필두로 무수히 많은 관광지가 동네 주변에 산재하고 있다. 하지만 꽤나 먼 거리에 걸쳐서 분포하고 있다. 못해도 10km는 걸어야 한다. 왕복이 아니라 편도 기준으로 말이다.


그렇기에 레일바이크는 반드시 타야 한다. 사람이 페달을 구르기는 하지만 모터가 보조 동력을 제공한다. 이 녀석과 함께라면 편리하고 빠르게 동네를 둘러볼 수 있다. 제대로 자료 조사도 안 한 데다가 이런 것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후회하는 일이다.


그러니깐 반드시 타야 한다. 이 동네의 진수는 셩싱역에서 타는 레일바이크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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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바이크를 무시했더니 고생만 겁나게 하고 반쪽짜리 여행을 해 버렸다.


부디 여러분은 레일바이크에 몸을 실어 나처럼 후회하는 여행을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대만 일주를 하면서 했던 바보짓이 한두 개가 아니지만 레일바이크를 무시한 건 그 중에서도 가장 멍청한 짓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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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짓거리만큼 고생도 많이 한 나에게 기가 맥힌 장조림이 들어간 덮밥 한 그릇으로 노고를 치하했다.


돼지고기도 들어갔고 닭고기도 들어갔는데 하나같이 감칠맛이 폭발했다. 엄청나게 훌륭했다. 지금도 생각이 날 정도로 너무나 맛있는 덮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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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라도 셩싱역 근처를 탐방해 볼까 생각했지만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돌아오는 각이 도저히 안 보인다.


그렇게 눈물을 머금고 싼이역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제는 정말로 타이페이로 떠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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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계십시오. 언젠가 반드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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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구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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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달리고 달려서 열심히 북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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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간만에 뵙네요.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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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한 것도 없는 느낌인데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 어스름이 찾아왔다. 재밌는 맛의 국수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여행을 시작한 지 11일이 되었다. 나는 드디어 수도인 타이페이에 입성했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