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경험하고 추천하는 가오슝의 추천 여행지 리스트
1. 보얼예술특구
오래된 항구를 개조해서 만든 가오슝의 명물이다.
특별하다거나 별스러운 느낌은 딱히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려니 너무 매정한 느낌이다. 게다가 워낙에 유명해져서 이제는 가오슝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으니, 소개하지 않고 넘어가면 그것도 왠지 예의가 아닌 듯하다.
대만에는 '예술' 혹은 '문화'라는 이름이 붙은 관광지가 정말 많다. 여기도 그 중 하나다. 내 주관에 따르면 예술문화특구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즐길거리가 많으며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에 항구로 쓰인 공간이다. 하지만 해방이 찾아온 뒤 일본인들이 떠나가면서 쓰임을 잃고 오랜 세월 방황했다.
그대로 비행청소년이 되는가 싶었지만 2000년대 초반에 가오슝에서 재건축을 결의했고, 그렇게 보얼 예술 특구가 탄생하게 되었다. 상당히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이 복원 사업이 워낙에 성공적이었던 덕분에 예술의, 예술에 의한, 예술을 위한 공간이 대만 전역에 우후죽순 생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보얼 예술 특구라는 모호한 의미의 이름답게 정체성도 모호하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되는대로 이것저것 모아 놓은 느낌이 난다. 어쨌든 갖다 놓은 게 많으니깐 내가 좋아할 만한 게 하나는 있겠지.
재밌는 게 많다. 시기가 잘 맞으면 신기한 구경도 많이 할 수 있다.
여기는 덕후들의 성지이기도 하다. 대만 남부 최대 규모의 서브컬처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1년에 한 번, 많아봐야 두 번 정도 열리는 행사인데 운이 좋게도 내가 여행한 때와 개최 시기가 겹쳤다. 만화도 관심 없고 서브컬처도 관심 없으니 아무것도 모른 채로 돌아다녔지만 의외로 재미가 쏠쏠했다.
이것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그런 행사들과 일정을 맞춰 보는 건 어떨까. 여행을 조금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2. 리우허야시장
대만 하면 역시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리우허 야시장은 가오슝에서 가장 유명한 야시장 중 하나다. 현지인들에게 루이펑 야시장이 있다면 여행객들에게는 리우허 야시장이 있다.
가오슝 야시장계의 양대산맥은 서로 결이 많이 다르다. 아주 널찍한 도로 위에서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리우허 야시장과는 달리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루이펑 야시장은 조금 많이 본격적이다.
바둑판 미로처럼 짜여진 공간 안에 무수히 많은 노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좁은 골목을 따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흔히 말하는 '로컬 느낌'을 즐기기에는 여기만 한 곳이 없지만 나처럼 사람 많은 걸 싫어한다면 루이펑 야시장 탐방은 고문보다 조금 더 힘든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리우허 야시장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뜨끈한 타피오카를 잔뜩 얹어주는 버블티도 있고 언제나 옳은 우육면도 즐길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해서 맛을 개조한 음식들이 많아서 어디서 뭘 먹어도 대체로 무난하다. 내가 생각하는 리우허 야시장의 가장 큰 장점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즐길 생각이라면 노상에서 즐기는 해산물 포장마차를 반드시 경험해 보자. 바닷가를 벗한 도시라서 해산물의 싱싱함을 말 할 필요가 없고,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훌륭한 맛까지 갖추고 있다. 당신의 밤을 불태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3. 메이리다오역
명불허전. 여기는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역시나 소개하지 않으면 정이 없어 보인다. 오색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원형의 돔이 너무나 유명한 지하철역이다. '빛의 돔'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공간이 내세울 것의 전부지만 이것의 유명세가 가히 전설 수준이다. 여지껏 많은 사랑을 받아 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 사랑은 계속 이어질 듯하다.
계속 택시만 타고 여행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무조건 만나게 된다. 대구의 반월당역, 부산의 서면역과 비슷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가 공감되지 않는 분들은 당장에 버스를 타고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서 마실을 나설 때 무조건 지나치게 되는 동네의 거점 한 곳을 찍으면 된다. 그게 바로 메이리다오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은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4. 치진섬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했지만 '짠내투어'라는 예능에 나온 이후로 사실상 필수요소가 되어 버린 듯하다. 가오슝에서 가장 클래식하게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도심 속의 일몰 명소 치진섬이다.
편도 요금 2천 원 남짓하는 배를 타고 10분 정도를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아주 다양한 항구들에서 배가 출발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Gushan ferry pier, KW2 pier, Chanzehn ferry pier. 이렇게 세 곳의 항구에서 배가 출발하니깐 입맛에 맞게 고르면 된다.
추천하고 싶은 항구는 KW2다. 보얼 예술 특구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동선을 예쁘게 짤 수 있고 시간도 많이 아낄 수 있다. 게다가 항구가 자리한 건물 자체도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에 버리는 시간 없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떠나가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말로 아름다운 저녁을 맞이할 수 있는 섬이다.
5. 중산대학 교양학부 인근 일몰 스팟
살짝 뜬금없는 느낌이지만 저만 믿고 따라오십셔. 절대로 후회하지 않게 해드립니다.
여행자들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명소 중 하나다. 조금은 색다르게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면 시도해 보자.
사실 여기는 중산대학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곳이 중산대학교의 교양학부 건물밖에 없어서 그렇게 소개를 한 것이다.
나는 걸어서 왔지만 딱히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혹시 올 생각이 있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Sizihwan역에서 99번 버스를 타고 College of liberal arts까지 오면 된다. 버스에서 내린 다음 버스의 진행방향으로 5분 남짓을 걷다 보면 오토바이가 늘어선 공터를 발견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음침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 정도는 아니다. 핸드폰 플래시를 켜면 아무 무리 없이 내려갈 수 있으니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다.
탁 트인 바다를 벗한 채 떠나가는 석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여행자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동네 주민들 뿐이다.
탐험하는 재미가 있고 보상도 굉장히 훌륭하다. 조금 색다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시도해 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번외. 가오슝 85대루 전망대(폐업)
이제는 갈 수 없다. 영업 종료한 지 3년이나 됐다.
내가 사실상 마지막 손님이었다. 갔다 오고 한 달도 안 돼서 폐업했다.
동서남북으로 탁 트인 가오슝의 전망을 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대만 남부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가오슝에서는 여기보다 전망 좋은 곳이 없었는데 왜 망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밤이 찾아오는 모양새가 참으로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지금도 이 전망대가 사라진 게 많이 아쉽다.
안녕 가오슝.
직접 경험하고 추천하는 가오슝의 추천 여행지 리스트
1. 보얼예술특구
오래된 항구를 개조해서 만든 가오슝의 명물이다.
특별하다거나 별스러운 느낌은 딱히 없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려니 너무 매정한 느낌이다. 게다가 워낙에 유명해져서 이제는 가오슝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으니, 소개하지 않고 넘어가면 그것도 왠지 예의가 아닌 듯하다.
대만에는 '예술' 혹은 '문화'라는 이름이 붙은 관광지가 정말 많다. 여기도 그 중 하나다. 내 주관에 따르면 예술문화특구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즐길거리가 많으며 찾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제강점기에 항구로 쓰인 공간이다. 하지만 해방이 찾아온 뒤 일본인들이 떠나가면서 쓰임을 잃고 오랜 세월 방황했다.
그대로 비행청소년이 되는가 싶었지만 2000년대 초반에 가오슝에서 재건축을 결의했고, 그렇게 보얼 예술 특구가 탄생하게 되었다. 상당히 기념비적인 공간이다. 이 복원 사업이 워낙에 성공적이었던 덕분에 예술의, 예술에 의한, 예술을 위한 공간이 대만 전역에 우후죽순 생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보얼 예술 특구라는 모호한 의미의 이름답게 정체성도 모호하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되는대로 이것저것 모아 놓은 느낌이 난다. 어쨌든 갖다 놓은 게 많으니깐 내가 좋아할 만한 게 하나는 있겠지.
재밌는 게 많다. 시기가 잘 맞으면 신기한 구경도 많이 할 수 있다.
여기는 덕후들의 성지이기도 하다. 대만 남부 최대 규모의 서브컬처 축제가 열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1년에 한 번, 많아봐야 두 번 정도 열리는 행사인데 운이 좋게도 내가 여행한 때와 개최 시기가 겹쳤다. 만화도 관심 없고 서브컬처도 관심 없으니 아무것도 모른 채로 돌아다녔지만 의외로 재미가 쏠쏠했다.
이것 외에도 다양한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그런 행사들과 일정을 맞춰 보는 건 어떨까. 여행을 조금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2. 리우허야시장
대만 하면 역시 야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 리우허 야시장은 가오슝에서 가장 유명한 야시장 중 하나다. 현지인들에게 루이펑 야시장이 있다면 여행객들에게는 리우허 야시장이 있다.
가오슝 야시장계의 양대산맥은 서로 결이 많이 다르다. 아주 널찍한 도로 위에서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리우허 야시장과는 달리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루이펑 야시장은 조금 많이 본격적이다.
바둑판 미로처럼 짜여진 공간 안에 무수히 많은 노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좁은 골목을 따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흔히 말하는 '로컬 느낌'을 즐기기에는 여기만 한 곳이 없지만 나처럼 사람 많은 걸 싫어한다면 루이펑 야시장 탐방은 고문보다 조금 더 힘든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리우허 야시장에도 즐길거리가 많다. 뜨끈한 타피오카를 잔뜩 얹어주는 버블티도 있고 언제나 옳은 우육면도 즐길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해서 맛을 개조한 음식들이 많아서 어디서 뭘 먹어도 대체로 무난하다. 내가 생각하는 리우허 야시장의 가장 큰 장점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즐길 생각이라면 노상에서 즐기는 해산물 포장마차를 반드시 경험해 보자. 바닷가를 벗한 도시라서 해산물의 싱싱함을 말 할 필요가 없고,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양, 훌륭한 맛까지 갖추고 있다. 당신의 밤을 불태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3. 메이리다오역
명불허전. 여기는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역시나 소개하지 않으면 정이 없어 보인다. 오색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원형의 돔이 너무나 유명한 지하철역이다. '빛의 돔'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공간이 내세울 것의 전부지만 이것의 유명세가 가히 전설 수준이다. 여지껏 많은 사랑을 받아 왔고 아마 앞으로도 그 사랑은 계속 이어질 듯하다.
계속 택시만 타고 여행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무조건 만나게 된다. 대구의 반월당역, 부산의 서면역과 비슷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이 비유가 공감되지 않는 분들은 당장에 버스를 타고 친구와의 약속을 위해서 마실을 나설 때 무조건 지나치게 되는 동네의 거점 한 곳을 찍으면 된다. 그게 바로 메이리다오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이래나 저래나 결국은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4. 치진섬
이미 오래 전부터 유명했지만 '짠내투어'라는 예능에 나온 이후로 사실상 필수요소가 되어 버린 듯하다. 가오슝에서 가장 클래식하게 일몰을 즐길 수 있는 이곳은 도심 속의 일몰 명소 치진섬이다.
편도 요금 2천 원 남짓하는 배를 타고 10분 정도를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아주 다양한 항구들에서 배가 출발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상당히 좋다. Gushan ferry pier, KW2 pier, Chanzehn ferry pier. 이렇게 세 곳의 항구에서 배가 출발하니깐 입맛에 맞게 고르면 된다.
추천하고 싶은 항구는 KW2다. 보얼 예술 특구 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동선을 예쁘게 짤 수 있고 시간도 많이 아낄 수 있다. 게다가 항구가 자리한 건물 자체도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에 버리는 시간 없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떠나가는 석양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정말로 아름다운 저녁을 맞이할 수 있는 섬이다.
5. 중산대학 교양학부 인근 일몰 스팟
살짝 뜬금없는 느낌이지만 저만 믿고 따라오십셔. 절대로 후회하지 않게 해드립니다.
여행자들은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동네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명소 중 하나다. 조금은 색다르게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면 시도해 보자.
사실 여기는 중산대학교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기준점으로 삼을 만한 곳이 중산대학교의 교양학부 건물밖에 없어서 그렇게 소개를 한 것이다.
나는 걸어서 왔지만 딱히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여기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혹시 올 생각이 있다면 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Sizihwan역에서 99번 버스를 타고 College of liberal arts까지 오면 된다. 버스에서 내린 다음 버스의 진행방향으로 5분 남짓을 걷다 보면 오토바이가 늘어선 공터를 발견할 수 있다.
왠지 모르게 음침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 정도는 아니다. 핸드폰 플래시를 켜면 아무 무리 없이 내려갈 수 있으니 지레 겁 먹을 필요는 없다.
탁 트인 바다를 벗한 채 떠나가는 석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인산인해를 이룬다. 여행자는 하나도 없고 오로지 동네 주민들 뿐이다.
탐험하는 재미가 있고 보상도 굉장히 훌륭하다. 조금 색다른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시도해 보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번외. 가오슝 85대루 전망대(폐업)
이제는 갈 수 없다. 영업 종료한 지 3년이나 됐다.
내가 사실상 마지막 손님이었다. 갔다 오고 한 달도 안 돼서 폐업했다.
동서남북으로 탁 트인 가오슝의 전망을 원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대만 남부에서는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가오슝에서는 여기보다 전망 좋은 곳이 없었는데 왜 망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밤이 찾아오는 모양새가 참으로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지금도 이 전망대가 사라진 게 많이 아쉽다.
안녕 가오슝.
타이난 여행 명소, 가볼만한 곳 Top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