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팔아 수집한 타이페이 여행 명소 추천 리스트
1. 국립고궁박물원
중화권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만큼은 반드시 가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재미는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역사에 관심이 없고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대만 전체를 통틀어 여기보다 보람 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중화권을 넘어 세계구로 확장해도 손에 꼽는 체급을 자랑하는 대만의 자랑,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만의 여행 명소 중 하나인 국립고궁박물원이다.
입장료가 한국 돈으로 15,000원 남짓이다.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이란 대체로 공공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비싼 입장료는 살짝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차고 넘치게 하는 곳이다.
국립고궁박물원은 대만이 중국 역사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기 위해서 만든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디보다 중국의 귀한 보물이 가득하다. 그리고 엄청나게 거대하다.
중국 본토에도 여기보다 방대한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이 드물다고 한다. 사실상 자금성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걸음해서 후회하는 일은 웬만하면 없다. 혹시나 가게 된다면 대만의 자랑이라고 하는 취옥백채와 육형석은 반드시 보고 오자. 직접 봐야만이 진가를 알 수 있는 보물들이다.
*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함. 다만 영상 촬영은 가능하기에 수록한 사진은 모두 영상을 캡처한 것임.
2. 중정기념당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는 공간이다. 국립고궁박물원이 양과 질로 승부했듯이 중정기념당도 규모로 승부한다. 높이 70m에 달하는 거대한 건축물은 오로지 장제스 한 명을 기리기 위해서 존재한다.
지하철을 타고 중정기념당 역에서 내리면 된다. 대만의 중심부, 상당히 알짜 노선 두 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좋다.
잘 꾸며 놓은 정원이 있고 주변으로는 국립 음악당과 극장이 자리한다. 밤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이다. 개인을 우상화하기 위한 공간이니만큼 화려한 연출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밤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내부를 들어가 보고 싶으면 오후 6시 전에는 와야 한다.
장제스의 동상이 있고 그의 통치 이념을 담은 글귀가 벽면에 새겨져 있다. 웅장하긴 하지만 구성은 생각보다 단촐하다. 정시마다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이 꽤나 흥미로운 볼거리다. 아래 층에는 장제스의 일생을 톺아볼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가본 적이 없다. 대단한 이유는 없고 있는 줄 몰라서 못 갔다. 다음 대만 여행에는 반드시 구경해 볼 생각이다.
공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대만에서는 나름 업보도 있는 듯하다. 장제스라는 인물을 두고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 탓에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운명이다. 궁금하다면 늦기 전에 발걸음해 보자. 민진당이 계속 집권한다면 정말로 조만간 없어질지도 모른다.
3. 단수이
인지도만 놓고 보면 지우펀과 함께 가장 유명한 대만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가본 적 없는 분들은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동네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분들은 정말로 귀할 듯하다.
한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의 본고장이다. 마케팅 수사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단수이에는 대왕 카스테라가 실제로 있다. 한둘도 아니고 엄청나게 많다. 카스테라 집이 도열한 거리가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대왕 카스테라의 진짜 고향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조가 맞기는 한데 대단한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맛은 그저 그렇다. 별 기대 없이 먹었지만 그저 그랬다. 폭신한 식감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게 전부다. 단맛이 거의 없고 계란 비린내도 살짝 난다. 가끔 토핑으로 추가된 계란 껍질이 식감을 돋우지만 달가운 손님은 아니다.
밀크티와 조합하면 비교적 훌륭하게 즐길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적이다. 밥으로 먹기에도 심심하고 디저트로 먹기에도 심심한, 여러모로 애매한 디저트가 아닐 수 없다.
단수이의 진가는 카스테라에 있지 않다. 이 동네는 매력적인 풍경을 보유한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타이페이에서 단수이가 가장 좋았다. 복작이는 도시를 벗어나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면 단수이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대만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그 중에서도 주걸륜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찾아야 할 이유가 있는 단수이다.
주걸륜이 출연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이자 주걸륜의 모교인 담강중학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평일에는 학교를 개방하지 않는다. 내부를 둘러보고 싶다면 주말을 활용하자.
의외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동네다. 타이페이 시내에서 별로 멀지 않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해 보자. 대체로 만족스런 시간이 될 것이다.
4. 지우펀
안 가본 사람이 없어서 너무 뻔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가 뻔하게 여길 만큼 유명해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밤의 색채가 너무나 아름답고 비가 내리면 조금 더아름다운 동네다. 누가 봐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속 세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명실상부 대만 최고의 인기 관광지, 지우펀이다.
워낙에 유명한 여행 명소다 보니 타이페이에서 갈 수 있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기차를 타고 루이팡 역으로 이동한 다음 버스로 환승을 해도 되고 액티비티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택시 투어나 버스 투어 상품을 이용해도 된다. 당일치기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후자를 조금 더 추천하고 일정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싶다면 전자가 좋다.
루이팡역에 내려서 788번, 827번, 96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시간은 20분 남짓이고 요금은 천 원도 안 한다. 참고로 788번과 965번은 지우펀을 지나 진과스로 가는 버스다. '예스진지'의 '진'과 '지'를 한번에 즐기고 싶다면 기억해 두자. 788번과 965번이다.
지우펀의 아름다움은 말이 별로 필요 없다. 혹시나 뻔하다고 느껴져서 내키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면 부디 재고를 부탁드린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가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도 반골 기질이 있어서 가는 길이 내키지 않았지만 반성 많이 했다. 그래도 영 탐탁잖다면 비 오는 날의 지우펀을 즐겨 보자. 내가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부디 부탁드립니다. 일기 예보에 우산이 씌워져 있다면 지우펀을 찾아 주세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를 싫어하고 뻔한 걸 싫어합니다만 그 모든 핸디캡을 고스란히 떠안은 지우펀의 밤거리가 아직도 그립습니다.
5. 디화제
대만 최대 규모의 약령시장이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재래시장이기도 하다. 엄밀하게는 약령시장은 아니지만 한약재를 취급하는 상점이 아주 많다. 덕분에 거리에는 달달하고 구수한 한약 냄새가 그득하다.
동서양이 조화를 이룬 거리의 풍경도 매력적이고 이따금 등장하는 세련된 공간들을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하해성황묘'라는 이름의 도교 사원을 들르는 것도 디화제에 발걸음했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무려 600분에 달하는 신을 모시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불쌍한 중생의 짝을 찾아주는 월하노인이 가장 유명하다. 혹시나 간절하다면 발걸음해 보자. 한국 돈으로 2천 원의 복채만 내면 월하노인의 신묘함과 영험함을 경험할 수 있다.
떠납시다. 타이페이로. 흥겨움과 즐거움이 만개한 대만의 수도로.
발품 팔아 수집한 타이페이 여행 명소 추천 리스트
1. 국립고궁박물원
중화권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만큼은 반드시 가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재미는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역사에 관심이 없고 박물관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언컨대 대만 전체를 통틀어 여기보다 보람 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 중화권을 넘어 세계구로 확장해도 손에 꼽는 체급을 자랑하는 대만의 자랑, 내가 가장 사랑하는 대만의 여행 명소 중 하나인 국립고궁박물원이다.
입장료가 한국 돈으로 15,000원 남짓이다. 우리나라에서 박물관이란 대체로 공공 서비스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정도로 비싼 입장료는 살짝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만한 값어치를 차고 넘치게 하는 곳이다.
국립고궁박물원은 대만이 중국 역사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기 위해서 만든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디보다 중국의 귀한 보물이 가득하다. 그리고 엄청나게 거대하다.
중국 본토에도 여기보다 방대한 수장고를 갖춘 박물관이 드물다고 한다. 사실상 자금성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발걸음해서 후회하는 일은 웬만하면 없다. 혹시나 가게 된다면 대만의 자랑이라고 하는 취옥백채와 육형석은 반드시 보고 오자. 직접 봐야만이 진가를 알 수 있는 보물들이다.
*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함. 다만 영상 촬영은 가능하기에 수록한 사진은 모두 영상을 캡처한 것임.
2. 중정기념당
중화민국의 초대 총통인 장제스를 기리는 공간이다. 국립고궁박물원이 양과 질로 승부했듯이 중정기념당도 규모로 승부한다. 높이 70m에 달하는 거대한 건축물은 오로지 장제스 한 명을 기리기 위해서 존재한다.
지하철을 타고 중정기념당 역에서 내리면 된다. 대만의 중심부, 상당히 알짜 노선 두 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좋다.
잘 꾸며 놓은 정원이 있고 주변으로는 국립 음악당과 극장이 자리한다. 밤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이다. 개인을 우상화하기 위한 공간이니만큼 화려한 연출을 위해서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밤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내부를 들어가 보고 싶으면 오후 6시 전에는 와야 한다.
장제스의 동상이 있고 그의 통치 이념을 담은 글귀가 벽면에 새겨져 있다. 웅장하긴 하지만 구성은 생각보다 단촐하다. 정시마다 열리는 근위병 교대식이 꽤나 흥미로운 볼거리다. 아래 층에는 장제스의 일생을 톺아볼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가본 적이 없다. 대단한 이유는 없고 있는 줄 몰라서 못 갔다. 다음 대만 여행에는 반드시 구경해 볼 생각이다.
공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대만에서는 나름 업보도 있는 듯하다. 장제스라는 인물을 두고 쉴 새 없이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 탓에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운명이다. 궁금하다면 늦기 전에 발걸음해 보자. 민진당이 계속 집권한다면 정말로 조만간 없어질지도 모른다.
3. 단수이
인지도만 놓고 보면 지우펀과 함께 가장 유명한 대만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가본 적 없는 분들은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동네의 이름을 들어본 적 없는 분들은 정말로 귀할 듯하다.
한때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의 본고장이다. 마케팅 수사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놀랍게도 단수이에는 대왕 카스테라가 실제로 있다. 한둘도 아니고 엄청나게 많다. 카스테라 집이 도열한 거리가 있을 정도다. 이 정도면 대왕 카스테라의 진짜 고향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조가 맞기는 한데 대단한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맛은 그저 그렇다. 별 기대 없이 먹었지만 그저 그랬다. 폭신한 식감은 칭찬할 만하지만 그게 전부다. 단맛이 거의 없고 계란 비린내도 살짝 난다. 가끔 토핑으로 추가된 계란 껍질이 식감을 돋우지만 달가운 손님은 아니다.
밀크티와 조합하면 비교적 훌륭하게 즐길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적이다. 밥으로 먹기에도 심심하고 디저트로 먹기에도 심심한, 여러모로 애매한 디저트가 아닐 수 없다.
단수이의 진가는 카스테라에 있지 않다. 이 동네는 매력적인 풍경을 보유한 아름다운 어촌 마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타이페이에서 단수이가 가장 좋았다. 복작이는 도시를 벗어나 잠시 휴식이 필요하다면 단수이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대만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그 중에서도 주걸륜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찾아야 할 이유가 있는 단수이다.
주걸륜이 출연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이자 주걸륜의 모교인 담강중학이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평일에는 학교를 개방하지 않는다. 내부를 둘러보고 싶다면 주말을 활용하자.
의외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많은 동네다. 타이페이 시내에서 별로 멀지 않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해 보자. 대체로 만족스런 시간이 될 것이다.
4. 지우펀
안 가본 사람이 없어서 너무 뻔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가 뻔하게 여길 만큼 유명해진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밤의 색채가 너무나 아름답고 비가 내리면 조금 더아름다운 동네다. 누가 봐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속 세상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명실상부 대만 최고의 인기 관광지, 지우펀이다.
워낙에 유명한 여행 명소다 보니 타이페이에서 갈 수 있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기차를 타고 루이팡 역으로 이동한 다음 버스로 환승을 해도 되고 액티비티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택시 투어나 버스 투어 상품을 이용해도 된다. 당일치기로 편하게 즐기고 싶다면 후자를 조금 더 추천하고 일정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싶다면 전자가 좋다.
루이팡역에 내려서 788번, 827번, 965번 버스를 타면 된다.
시간은 20분 남짓이고 요금은 천 원도 안 한다. 참고로 788번과 965번은 지우펀을 지나 진과스로 가는 버스다. '예스진지'의 '진'과 '지'를 한번에 즐기고 싶다면 기억해 두자. 788번과 965번이다.
지우펀의 아름다움은 말이 별로 필요 없다. 혹시나 뻔하다고 느껴져서 내키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면 부디 재고를 부탁드린다.
너나 할 것 없이 다 가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나도 반골 기질이 있어서 가는 길이 내키지 않았지만 반성 많이 했다. 그래도 영 탐탁잖다면 비 오는 날의 지우펀을 즐겨 보자. 내가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부디 부탁드립니다. 일기 예보에 우산이 씌워져 있다면 지우펀을 찾아 주세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를 싫어하고 뻔한 걸 싫어합니다만 그 모든 핸디캡을 고스란히 떠안은 지우펀의 밤거리가 아직도 그립습니다.
5. 디화제
대만 최대 규모의 약령시장이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재래시장이기도 하다. 엄밀하게는 약령시장은 아니지만 한약재를 취급하는 상점이 아주 많다. 덕분에 거리에는 달달하고 구수한 한약 냄새가 그득하다.
동서양이 조화를 이룬 거리의 풍경도 매력적이고 이따금 등장하는 세련된 공간들을 둘러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다. '하해성황묘'라는 이름의 도교 사원을 들르는 것도 디화제에 발걸음했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다.
무려 600분에 달하는 신을 모시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불쌍한 중생의 짝을 찾아주는 월하노인이 가장 유명하다. 혹시나 간절하다면 발걸음해 보자. 한국 돈으로 2천 원의 복채만 내면 월하노인의 신묘함과 영험함을 경험할 수 있다.
떠납시다. 타이페이로. 흥겨움과 즐거움이 만개한 대만의 수도로.
직접 수집한 베트남 하노이 추천 맛집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