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네 풍짱 버스 가이드, 무이네에서 달랏으로 버스를 타고 가 보자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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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무이네 풍짱 버스 가이드



굳이 무이네에서 달랏으로 버스를 타고 가려는 분들이 계실까 싶긴 하다. 달랏은 우리나라에서 바로 가는 비행기가 뜨는 동네인데 말이다.


하지만 세상 어딘가에 나 같은 사람이 하나 쯤은 더 있지 않을까. 그런 분들을 위한, 필요한 분은 거의 없을 테지만 그 얼마 안 되는 분들을 위한 무이네 고속버스 가이드, 거두절미하고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아주 많은 여행사들이 달랏 가는 버스를 운행한다. 하지만 가장 유명하고 안정적인 풍짱 버스를 기준으로 설명할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여기에서 버스를 탔으므로.


버스는 이곳에서 매일 출발한다. 여기가 어디냐면 무이네 어촌마을 맞은편에 자리하는 무이네 풍짱 버스 터미널이다.



어촌 마을과 매우 가깝다. 확실한 위치를 원한다면 구글 지도에서 'ben xe mui ne'를 검색하도록 하자.



버스는 하루에 2회 운행하는 듯하다. 오전 7시 즈음과 11시 언저리에 한 대씩. 참고로 현장 구매밖에 안 된다. 풍짱 버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무이네 달랏 구간의 예매가 불가능하다. 이유는 모른다.


타는 사람이 별로 없는 노선이다. 매진 되는 일은 웬만해서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장담할 수는 없다. 혹시 표가 없을까 봐 걱정이 된다면 전날에 들러서 미리 표를 구하는 것도 방법이 될 테다.


내가 탄 버스는 오전 7시 15분에 출발했다. 판 티엣을 경유해서 달랏으로 가는 다섯 시간의 여정이다. 가격은 185,000동.



출발 5분 전이 되자 기사님이 등장하셨다. 워낙에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승객은 나와 어느 베트남 청년이 전부다.


탑승하기에 앞서, 혹시 멀미가 있는 분들은 방비를 철저히 하는 게 좋다. 나는 버스에서 멀미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달랏 가는 길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러니 약한 분들은 부디 키미테도 붙이고 멀미약도 잘 챙겨 먹자.



우리나라의 우등 버스를 원했지만 아쉽게도 슬리핑 버스다. 딱히 달갑지 않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그러려니 한다.



여태 스무 번 가까이 경험했지만 딱히 달갑지 않다. 누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을 모조리 상쇄할 만큼 비좁다.



정말이지 엄청나게 좁다. 나는 키가 상당히 작은 편이지만 다리가 닿는다. 170cm만 넘어가도 꽤 불편함을 느낄 테고, 180cm가 넘는 분들은 미리 하는 관짝 체험이 될 것이다. 본인이 덩치가 좀 있다 하는 분들은 죽었다 생각하고 차에 오르도록 하자. 어쨌든 다섯 시간만 버티면 된다.



그래도 나름은 열과 성을 다해서 손님을 모시는 풍짱 버스다. 이 버스에는 USB 포트도 있고 모포도 있다. 그리고 물도 한 병 준다.



바다를 벗하고 있는 무이네에서 1,500m 산중턱에 위치한 달랏으로 향하는 여정은 고갯길을 따라 다섯 시간 동안 이어진다. 대체로 오르막 일색이고, 굽이진 산길을 쉼 없이 넘는 지루하고 힘든 여정이다.


정말 쉽지 않다. 특히나 여정 가운데의 두 시간은 그야말로 죽음이라 생각될 정도로 끔찍하게 구불구불한 길의 연속인데, 그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도 결코 만만치 않아서 보통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휴게소를 만났을 때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게 필수다. 신선한 공기 많이 마시고 몸도 부지런히 풀어 주자. 가볍게 여기고 어설프게 시간을 보냈다가는 남은 여정 동안 지옥과 같은 시간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후하 후하


인적 드문 산중턱의 휴게소라서 공기도 맑고 새소리도 은은하다. 당신의 몽롱한 정신을 일깨우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멀미에 지쳐 기절하고 말았다. 눈을 떠 보니 산꼭대기의 고갯길을 쉴 새 없이 휘몰아치는 중이다. 더 이상의 고산 지대가 없는 것을 보니 목적지가 얼마 안 남은 듯하다.



도시가 있을 거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은 풍경이 부지런히 이어진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터미널이 등장한다. 다섯 시간의 힘겨운 여정 끝에 마침내 달랏 터미널 도착.



달랏 시가지를 아주 살짝 벗어난, 도시 남쪽의 버스 터미널이다. 구글 지도에 'intercity bus station da lat'을 검색했을 때 찍히는 좌표가 바로 여기다. 달랏으로 향하는 모든 시외버스의 종착이자, 공항을 제외한 이 도시의 가장 믿음직하고 활발한 관문이다.


무이네 - 달랏 버스 가이드는 여기까지다. 글을 끝내기 전에 몇 마디만 더 얹어 볼까 한다.


굳이 버스를 타셔야겠습니까..? 무이네에서 10만 원이면 여기까지 오는 소형 밴을 탈 수 있습니다. bookaway.com 여기 가셔서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버스는 아닌 것 같은데 재고하시는 게 어떨까요..?


무이네 달랏 버스 가이드, 진짜 끄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