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전거 여행기 #.15 오사카까지 남은 거리는 단 20km, 이제 진짜 끝이 가까워 온다.

20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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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공항 전망대와 고베에서 오사카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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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는 바다를 벗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간척지가 많다.


이케아와 고베공항이 자리한 포트 아일랜드도 그렇게 탄생한 곳 중 하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항구를 만들기 위해서 만든 간척지다. 지하철역이 7개나 있을 정도로 면적이 넓고 즐길거리가 많은 인공섬이다.


나는 지금 이케아 탐방을 끝내고 고베 공항으로 향하는 중이다. 평지가 많아서 편할 줄 알았더니 이렇게 고가도로와 육교가 많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덕분에 예정에도 없던 훈련을 병행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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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뵙겠습니다.


일본에 산 적이 없으니 초면일 수밖에 없다. 고베 공항은 국내선만 다닌다. 한국에서는 만날 일이 없는 공항이다. 2006년에 생긴 비교적 신생 공항인 데다가 하루에 뜨는 비행기 대수도 얼마 안 된다. 웬만해서는 이름을 들어볼 일조차 없는 공항이다.


하지만 한 해에 300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용하는 공항이다. 영 어설픈 외관과 달리 의외로 반전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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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군사 보안에 민감한 공항이 별로 없다. 덕분에 어느 공항을 가든 아주 높은 확률로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검색 같은 건 하지도 않고 무조건 전망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달려 온 고베 공항이었다. 그런 나의 믿음에 부응한 고베 공항에는 꽤나 잘 꾸민 전망대가 있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다양한 비행기들의 이착륙을 구경할 수 있는 전망대가 옥상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선만 다니는 곳이라서 대형 항공기를 구경하는 건 어렵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종류의 프롭기를 만날 수 있다.



일요일이라서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분야를 막론하고 덕후들의 열정은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이 정도면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이륙 준비 끝.



잘 가세요 잘가세요오오오~ 그 한마디 였었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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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 시내의 풍경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활주로의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베의 전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로꼬산의 고즈넉한 산세가 시가지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비롯해서 고베의 면면을 상세하게 톺아볼 수 있는 곳이다. 로꼬산 정상까지 등산은 귀찮고 고베 타워 전망대는 높아서 무섭다면 고베 공항 전망대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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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사카로 돌아갈 시간이다. 포트 아일랜드답게 항구가 많다. 드나드는 선박의 대부분은 화물선이지만 이따금 닻을 내리고 정박한 크루즈선의 위용도 마주할 수 있다.


언젠가 이 녀석을 타고 일본 앞바다를 둘러 봐야지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코시국이 시작되어 버렸다. 이제는 다시 떠날 수 있지만 우선순위가 상당히 뒤에 있다. 언제쯤 현실로 만들 수 있으려나.



한참을 달려서 포트 아일랜드를 탈출했다. 그걸 축하라도 하려는 듯 한 무리의 학생들이 단체로 춤을 추고 있다. 꽤나 일사분란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멈췄다.



공짜 음악 페스티벌의 현장이다. 시계를 보니 곧 공연이 시작이다. 어차피 할 일도 없고 시간도 많겠다 잠시 기다려 볼까 싶지만 찌뿌둥한 하늘이 영 마음에 걸린다.


괜히 비라도 내리기 시작하면 난감한 상황을 맞이할 테니 아쉽지만 작별하기로 한다. 특이하게도 틱톡커가 오르는 무대가 있다. 요즘처럼 틱톡에 대한 시선이 우호적이지 않은 시대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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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이 열리는 공원을 지나 다시 오사카를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나의 발걸음을 붙잡는 것이 나타났다. 그건 바로 메가 돈키호테. 그냥 돈키호테가 아니라 무려 '메가' 돈키호테다. 일본을 그렇게나 많이 여행했지만 처음 보는 녀석이다. 얼마나 볼 거리가 많을까. 궁금하니 안 들어가 볼 수 없다.



솔직히 이케아보다 훨씬 더 많이 기대한 돈키호테였다. 하지만 너무나 익숙한 풍경의 연속이다. 그냥 돈키호테다. 조금 더 큰 돈키호테. 특별한 뭔가가 있을까 싶어서 한 바퀴를 둘러봤지만 그런 건 없다. 그래도 화장실은 깨끗해서 좋다.



슬슬 어스름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진다. 오사카를 향해 가열차게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열렬한 페달질과 더 많은 페달질, 아주 가열찬 페달질밖에 없다.



아무리 움직여도 같은 풍경의 연속이다. 당시에도 정말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린 길이었는데 복기해도 재미없다.


단언컨대 전체 여정을 통틀어서 가장 재미없는 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횡단보도와 보도블럭, 또 다른 횡단보도와 다시 보도블럭. 정말 끔찍하게 지루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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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배가 고파 온다. 눈에 보이는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끼니를 해결하기로 한다. 그렇게 간택된 오늘의 저녁은 라멘이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살짝 흠칫했지만 그런 걸 따질 여력이 없다. 몇 푼 아끼겠다고 굶었다가는 길바닥에 쓰러지는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왕 먹는 거 제대로 먹어야겠다. 오늘 저녁은 가장 비싼 타로쨩 라면과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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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이름은 '라멘 타로'다. 짠맛보다는 단맛이 훨씬 강하고 다른 라멘에 비해서 덜 자극적인 것이 특징이다. 내 입맛에는 상당히 잘 맞았다. 특유의 미칠 듯한 짠맛 때문에 일본 라멘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 라멘은 국물까지 싹싹 긁어 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다녀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의 여행 예능에 소개 되었고 아주 유명한 고베의 맛집이 되었다.



뜻하지 않게 유명해지기 전에 맛집을 발굴한 사람이 되었다. 누구보다 먹는 데에 취미가 없는 사람인데 어쩌다 보니 맛잘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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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라면 한 그릇으로 힘을 얻었다.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리니 어느 틈에 어스름이 완연하게 내려앉았다.


고베에서 오사카는 크게 멀지 않은 거리라서 금방 도착할 줄 알았지만 의외로 오래 걸린다. 워낙 횡단보도가 많은 탓이다. 속도를 내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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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이는 빗방울을 뚫고 정말 열심히 달렸다. 여기서 오사카까지는 불과 20km 남짓이다.


400km 가까이 달린, 아마도 휴일에 탄 것까지 포함하면 500km는 족히 달렸을 대장정이 마침내 끝을 향하는 중이다. 오사카와의 재회를 하루 앞둔 어느 비오는 날의 저녁이었다. 이제 정말 고지가 눈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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