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먹어본 중에서 가장 맛있는 돈까스, 가고시마 맛집 타케테이
큐슈 섬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부속 도서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본의 최남단이다.
참 좋아하는 동네지만 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쿠라지마 화산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커먼 연무를 뿜어댄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평생을 벗하고 살아온 동네 사람들에게는 눈길 한 번 줄 만한 가치조차 없는 일상일 뿐이다.
나는 가고시마를 무척 좋아한다. 맛있는 게 정말 많은 동네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하는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딱 한 군데, 가고시마만큼은 예외다. 이 동네는 오직 음식 하나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산재로 뒤덮인 현무암 지대는 비옥한 듯 척박하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깨끗한 물을 선물 받았다. 고구마 농사를 많이 짓게 되었고, 흑돼지도 많이 길렀다. 고구마로 빚은 소주가 자연히 유명해졌고 싱싱하고 맛 좋은 흑돼지로 만든 요리는 동네의 명물이 되었다.
정말로 맛있는 음식이 많다. 일본 속의 전주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은 가고시마다.
이 동네에서 맛집을 고르는 건 오랜 고민이 필요 없다. 그냥 으뜸이 아니라 이 집의 요리는 단연 으뜸이기 때문이다.
돈까스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통틀어서 최고다. 정말 맛있는 흑돼지 돈까스가 있는 단언컨대 가고시마 최고의 맛집, 여기는 타케테이다.
더하고 뺄 말이 없다. 그냥 최고다. 왜 아직까지도 미슐랭 별을 받지 못했는지 의문인 집이다. 빕 구르망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3스타까지는 힘들겠지만 1스타는 충분히 받을 만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2스타까지는 경험한 적이 없지만 1스타 식당은 적지 않게 경험한 듯하다. 그런 집들과 비교했을 때 여기는 별을 받지 못할 이유가 하등 없다.
진정한 맛집의 척도, 회사원슐랭의 최애픽 중 하나다. 직장인들에게 정말로 인기가 많은 집이다. 터무니없이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는 너무나 불편하기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삼삼오오 모여든다. 지금은 밥때라고 하기에는 한참 이른 오전 열한 시를 갓 넘긴 시간, 그러나 문밖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일찌감치 문전성시를 이룬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못해도 30분은 기다린 것 같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궁금함의 크기도 커져간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일까.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역시나 주문. 맥주 한 잔 주십시오.
여행하면서 마시는 낮맥 한 잔이 진정한 행복. 직장인들은 못 마시지만 나는 마신다. 여행하는 보람이고 맛집을 찾는 행복이다. 벌써부터 훌륭하다. 돈까스는 나오지도 않았지만 벌써 맛있다.
마침내 돈까스 등장. 영롱하고 바삭한 빛깔, 구석구석 빈틈 없이 흐르는 윤기,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고소한 냄새. 입에 가져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미 알 수 있다. 이건 무조건 맛있다.
한 입 물자마자 콰삭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귓전을 때린다. 그런 튀김옷을 뚫자마자 나타나는 고기는 솜처럼 폭신하다. 씹으면 씹을수록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 종국에는 미친놈처럼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잡내가 있을까 싶어서 온 신경을 코에 집중했지만 그런 것 따위 없다. 내가 맡은 냄새는 기름의 고소한 향이 유일하다. 무슨 이런 돈까스가 다 있나.
등심이 맛있는데 안심이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이 녀석도 어김없이 미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미소는 눈물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맛이다.
어딜 가나 통용되는 공식인 듯하다. 잘하는 집은 다 잘한다. 등심도 맛있고 안심도 맛있다. 소금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소스에 찍어도 맛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맥주와 함께해도 훌륭하다.
양배추에 뿌리는 마요네즈도 맛있다. 공산품일 텐데 맛있다. 장사가 워낙에 잘 되니깐 공산품마저도 싱싱한 느낌이다.
잘 먹었습니다. 아름다운 한 끼였습니다. 언젠가 즐거운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저는 오늘도, 아니 지금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살면서 먹어본 중에서 가장 맛있는 돈까스, 가고시마 맛집 타케테이
큐슈 섬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는 부속 도서를 제외하면 사실상 일본의 최남단이다.
참 좋아하는 동네지만 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쿠라지마 화산이 하루가 멀다하고 시커먼 연무를 뿜어댄다. 처음 보는 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평생을 벗하고 살아온 동네 사람들에게는 눈길 한 번 줄 만한 가치조차 없는 일상일 뿐이다.
나는 가고시마를 무척 좋아한다. 맛있는 게 정말 많은 동네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맛있는 음식은 여행을 하는 주된 이유는 아니지만 딱 한 군데, 가고시마만큼은 예외다. 이 동네는 오직 음식 하나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산재로 뒤덮인 현무암 지대는 비옥한 듯 척박하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깨끗한 물을 선물 받았다. 고구마 농사를 많이 짓게 되었고, 흑돼지도 많이 길렀다. 고구마로 빚은 소주가 자연히 유명해졌고 싱싱하고 맛 좋은 흑돼지로 만든 요리는 동네의 명물이 되었다.
정말로 맛있는 음식이 많다. 일본 속의 전주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은 가고시마다.
이 동네에서 맛집을 고르는 건 오랜 고민이 필요 없다. 그냥 으뜸이 아니라 이 집의 요리는 단연 으뜸이기 때문이다.
돈까스뿐 아니라 모든 음식을 통틀어서 최고다. 정말 맛있는 흑돼지 돈까스가 있는 단언컨대 가고시마 최고의 맛집, 여기는 타케테이다.
더하고 뺄 말이 없다. 그냥 최고다. 왜 아직까지도 미슐랭 별을 받지 못했는지 의문인 집이다. 빕 구르망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3스타까지는 힘들겠지만 1스타는 충분히 받을 만한 집이라고 생각한다.
2스타까지는 경험한 적이 없지만 1스타 식당은 적지 않게 경험한 듯하다. 그런 집들과 비교했을 때 여기는 별을 받지 못할 이유가 하등 없다.
진정한 맛집의 척도, 회사원슐랭의 최애픽 중 하나다. 직장인들에게 정말로 인기가 많은 집이다. 터무니없이 접근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중교통으로 오기에는 너무나 불편하기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동료의 차를 얻어 타고 삼삼오오 모여든다. 지금은 밥때라고 하기에는 한참 이른 오전 열한 시를 갓 넘긴 시간, 그러나 문밖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일찌감치 문전성시를 이룬다.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못해도 30분은 기다린 것 같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궁금함의 크기도 커져간다.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일까.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역시나 주문. 맥주 한 잔 주십시오.
여행하면서 마시는 낮맥 한 잔이 진정한 행복. 직장인들은 못 마시지만 나는 마신다. 여행하는 보람이고 맛집을 찾는 행복이다. 벌써부터 훌륭하다. 돈까스는 나오지도 않았지만 벌써 맛있다.
마침내 돈까스 등장. 영롱하고 바삭한 빛깔, 구석구석 빈틈 없이 흐르는 윤기,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고소한 냄새. 입에 가져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미 알 수 있다. 이건 무조건 맛있다.
한 입 물자마자 콰삭거리는 소리가 경쾌하게 귓전을 때린다. 그런 튀김옷을 뚫자마자 나타나는 고기는 솜처럼 폭신하다. 씹으면 씹을수록 나도 모르게 웃음이 번진다. 종국에는 미친놈처럼 실실거리기 시작했다.
혹시나 잡내가 있을까 싶어서 온 신경을 코에 집중했지만 그런 것 따위 없다. 내가 맡은 냄새는 기름의 고소한 향이 유일하다. 무슨 이런 돈까스가 다 있나.
등심이 맛있는데 안심이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이 녀석도 어김없이 미친 맛과 향을 자랑한다. 미소는 눈물이 되어 흐르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맛이다.
어딜 가나 통용되는 공식인 듯하다. 잘하는 집은 다 잘한다. 등심도 맛있고 안심도 맛있다. 소금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소스에 찍어도 맛있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맥주와 함께해도 훌륭하다.
양배추에 뿌리는 마요네즈도 맛있다. 공산품일 텐데 맛있다. 장사가 워낙에 잘 되니깐 공산품마저도 싱싱한 느낌이다.
잘 먹었습니다. 아름다운 한 끼였습니다. 언젠가 즐거운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저는 오늘도, 아니 지금도 당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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