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고시마의 고구마 소주 양조장, 밝은 농촌
큐슈 섬의 최남단에 있는 가고시마는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시사철 화산이 활동하는 동네라서 현무암 지대가 많다. 석회질 따위가 끼어들 공간이 없으니 물이 맑을 수밖에 없다. 예로부터 물이 깨끗하기로는 일본 전역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가고시마다.
물 맑은 동네 치고 술 안 빚는 동네 없다.
술을 빚는 건 인간의 본성이고 본능이다. 물이 맑으면 맑은 물을 낭비하기 아까워서 술을 빚고, 더러우면 더럽기 때문에 술을 만든다. 단지 빚는 술의 종류가 다르고 핑계가 다를 뿐이다.
이 동네의 깨끗한 물은 맛 좋은 증류주를 만들기에 최적이다. 가고시마 전역에는 수천 곳에 달하는 양조장이 저마다의 제법으로 소주를 빚고 있다. 오늘은 그 중 한 군데를 가볼 생각이다.
양조장은 가고시마 시내에서 열차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기리시마 진구라는 동네에 있다.
여기에서도 2km 남짓을 들어가야 하니 결코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 나는 개의치 않는다. 맛있는 술과 함께할 수 있다면 사하라 사막의 한복판이라도 언제든지 달려갈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 진정한 주당이란 그런 것이다.
그 전에 밥부터 먹고 가겠습니다. 빈 속에 술 마시면 속 버린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아기자기함이 매력이다. 다섯 평도 되지 않을 듯한 조그마한 공간의 면면은 자세히 톺아보지 않아도 사장님의 애정이 가득 느껴진다. 인적이 드문 동네라서 찾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싱싱한 재료를 듬뿍 넣은 맛있는 빵들이 잔뜩이다.
이곳의 이름은 오카라 빵공방. 사진으로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이 빵은 무조건 맛있다. 눈으로 봐도 맛있는 빵은 냄새도 맛있고 입에 가져가도 맛있다.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빵이 있는 오카라 빵공방이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내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게 싱싱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도 좋은 걸 써야할 것이고 사장님의 정성도 보통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닐 테다. 간만에 우리나라만큼이나 비싼 빵을 만났지만 그 가격이 이해가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정말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었다.
택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니 내가 이곳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은 나의 튼튼한 두 다리가 유일했다. 30분 남짓을 부지런히 걸어 도착했다. 여기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고시마의 소주 양조장인 '밝은 농촌'이다.
100년이 넘는 업력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시선 닿는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명맥을 잇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과연 얼마나 맛있는 소주가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크지 않은 저장 탱크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정 가내수공업으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장인의 집이다. 1911년에 시작했으니 장인이 맞다. 장인이 만든 소주는 얼마나 맛있을까.
원한다면 양조장 투어를 할 수 있다. 다만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어가 되지 않는다면 무수히 많은 애로사항이 꽃 필 것이다.
혹시나 일본어가 유창하신 분들 중에서 투어를 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https://akarui-nouson.jp 에 접속해서 'visit to the warehouse'를 들어가 보자. 양조장을 탐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니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투어 같은 건 관심 없다. 술은 마시라고 있는 것이지 구경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양조장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열 평 남짓의 조그마한 시음장뿐이다. 이곳에서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거의 모든 소주를 무제한을 즐길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천차만별이다. 즐기는 재미가 굉장하다.
이렇게 술독에 담긴 고구마 소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저렴한 것부터 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저렴한 녀석으로 가볍게 한 병 사오려고 했지만 참지 못했다. 만 원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어느 틈에 나의 손에 들려 있는 소주는 3만 원짜리가 되었다.
불과 몇천 원 차이로도 눈에 띄게 맛이 다른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가장 저렴한 것부터 차례대로 시음을 권유하시는데, 매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마실 때마다 조금 더 비싼 녀석이 궁금해지니, 종국에는 감당할 수 있는 가장 비싼 것으로 손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결국 시음한 것 중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골랐다. 3년 숙성한 특제 고구마 소주. 유통하지도 않는, 오직 양조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녀석이라고 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고시마는 천국이다. 맛있는 소주가 엄청나게 많고 곁들이기 좋은 맛있는 요리가 너무나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본에서 술과 음식이 가장 맛있는 동네다.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술 한 잔이 인생의 낙인 분들은 반드시 발걸음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인생이 조금 더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고, 더 열심히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 줄 것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고시마의 고구마 소주 양조장, 밝은 농촌
큐슈 섬의 최남단에 있는 가고시마는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시사철 화산이 활동하는 동네라서 현무암 지대가 많다. 석회질 따위가 끼어들 공간이 없으니 물이 맑을 수밖에 없다. 예로부터 물이 깨끗하기로는 일본 전역을 통틀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가고시마다.
물 맑은 동네 치고 술 안 빚는 동네 없다.
술을 빚는 건 인간의 본성이고 본능이다. 물이 맑으면 맑은 물을 낭비하기 아까워서 술을 빚고, 더러우면 더럽기 때문에 술을 만든다. 단지 빚는 술의 종류가 다르고 핑계가 다를 뿐이다.
이 동네의 깨끗한 물은 맛 좋은 증류주를 만들기에 최적이다. 가고시마 전역에는 수천 곳에 달하는 양조장이 저마다의 제법으로 소주를 빚고 있다. 오늘은 그 중 한 군데를 가볼 생각이다.
양조장은 가고시마 시내에서 열차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기리시마 진구라는 동네에 있다.
여기에서도 2km 남짓을 들어가야 하니 결코 접근성이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 나는 개의치 않는다. 맛있는 술과 함께할 수 있다면 사하라 사막의 한복판이라도 언제든지 달려갈 각오와 준비가 되어 있다. 진정한 주당이란 그런 것이다.
그 전에 밥부터 먹고 가겠습니다. 빈 속에 술 마시면 속 버린다.
동화에 나올 것 같은 아기자기함이 매력이다. 다섯 평도 되지 않을 듯한 조그마한 공간의 면면은 자세히 톺아보지 않아도 사장님의 애정이 가득 느껴진다. 인적이 드문 동네라서 찾는 사람은 많이 없지만 싱싱한 재료를 듬뿍 넣은 맛있는 빵들이 잔뜩이다.
이곳의 이름은 오카라 빵공방. 사진으로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이 빵은 무조건 맛있다. 눈으로 봐도 맛있는 빵은 냄새도 맛있고 입에 가져가도 맛있다. 언제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빵이 있는 오카라 빵공방이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내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게 싱싱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도 좋은 걸 써야할 것이고 사장님의 정성도 보통 많이 들어간 것이 아닐 테다. 간만에 우리나라만큼이나 비싼 빵을 만났지만 그 가격이 이해가 충분히 이해가 될 정도로 정말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었다.
택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으니 내가 이곳에 닿을 수 있는 방법은 나의 튼튼한 두 다리가 유일했다. 30분 남짓을 부지런히 걸어 도착했다. 여기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고시마의 소주 양조장인 '밝은 농촌'이다.
100년이 넘는 업력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시선 닿는 곳곳에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크지 않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동안 명맥을 잇고 있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터, 과연 얼마나 맛있는 소주가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설렌다.
크지 않은 저장 탱크만 봐도 알 수 있다. 진정 가내수공업으로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장인의 집이다. 1911년에 시작했으니 장인이 맞다. 장인이 만든 소주는 얼마나 맛있을까.
원한다면 양조장 투어를 할 수 있다. 다만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어가 되지 않는다면 무수히 많은 애로사항이 꽃 필 것이다.
혹시나 일본어가 유창하신 분들 중에서 투어를 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https://akarui-nouson.jp 에 접속해서 'visit to the warehouse'를 들어가 보자. 양조장을 탐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으니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투어 같은 건 관심 없다. 술은 마시라고 있는 것이지 구경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양조장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열 평 남짓의 조그마한 시음장뿐이다. 이곳에서는 양조장에서 만드는 거의 모든 소주를 무제한을 즐길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천차만별이다. 즐기는 재미가 굉장하다.
이렇게 술독에 담긴 고구마 소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저렴한 것부터 비싼 것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저렴한 녀석으로 가볍게 한 병 사오려고 했지만 참지 못했다. 만 원이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지만 어느 틈에 나의 손에 들려 있는 소주는 3만 원짜리가 되었다.
불과 몇천 원 차이로도 눈에 띄게 맛이 다른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 가장 저렴한 것부터 차례대로 시음을 권유하시는데, 매 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마실 때마다 조금 더 비싼 녀석이 궁금해지니, 종국에는 감당할 수 있는 가장 비싼 것으로 손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
결국 시음한 것 중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골랐다. 3년 숙성한 특제 고구마 소주. 유통하지도 않는, 오직 양조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녀석이라고 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고시마는 천국이다. 맛있는 소주가 엄청나게 많고 곁들이기 좋은 맛있는 요리가 너무나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일본에서 술과 음식이 가장 맛있는 동네다.
소중한 사람들과 즐기는 술 한 잔이 인생의 낙인 분들은 반드시 발걸음할 필요가 있다. 당신의 인생이 조금 더 즐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생각하게 될 것이고, 더 열심히 살게 하는 마중물이 되어 줄 것이다.
가고시마 대표 고구마 소주 양조장 '사쓰마 무소 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