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빅토리아 호수 맛집은 미쳤다
빅토리아 호수를 벗하며 지웨 쿠에서 보낸 시간은 꿈보다 조금 더 달콤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눈 뜬 내내 즐길 수 있는 동네 사람들이 무척 부럽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시간이 오래 흐른 지금도 이따금 사진을 보며 생각한다. '참 좋은 석양이다.'
여전히 내 마음 속에는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만난 순간으로 남아 있다. 정말 아름다운 찰나였고,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테다. 그런 지웨 쿠에서의 꿈 같은 시간은 말 그대로 꿈처럼 흐르고 흩어졌다. 이제는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다행히 이번에도 택시와 함께한다. 우리가 저녁을 먹게 된 맛집은 지웨 쿠 못지않게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나마 지웨 쿠는 버스라도 다니지만 지금 우리가 향하는 호텔은 그 흔한 버스 하나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좋아. 덕분에 고민 않고 택시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개꿀.
오늘 우리는 말라이카 비치 리조트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바다도 아닌데 '비치 리조트'라니, 어딘지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는 놀랍게도 이름처럼 해변을 벗하고 있다.
사실 딱히 놀랍지는 않다. 지웨 쿠 정상에 올라 빅토리아 호수를 마주했을 때 나는 이미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를 호수라고 부르기에는 관찰되는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다. 바다라고 생각했을 때만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즐기는 것 못지않게 가방 사진을 찍는 건 이번 여행의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꽤나 흥미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카메라를 꺼내 본다. 사진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담은 것을 제3자의 시선에서 관찰하니 정말로 바다에 온 듯하다.
수평선은 너무 멀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평지의 향연. 진정한 대륙의 스케일이다. 이게 대체 어딜 봐서 호수란 말입니까. 누가 봐도 여기는 바다죠.
우리의 호스트 양반은 이제 겨우 여행의 첫날이 저물고 있지만 살짝 지친 듯하다. 말 안 듣는 형과 동생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남은 2주 동안 부지런히 고생해 주십셔.
모든 볼일이 끝났다. 마침내 본격적인 즐거움의 시간이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므완자는 은근히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다. 탄자니아 정부와 인프라 관련한 사업을 한국 기업들이 많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 사람들을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말라이카 비치 리조트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호스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의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가격도 꽤나 합리적이다.
호스트 역시 이곳의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치가 너무 시원찮은 탓에 자주 찾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고 했다. 혹 직행 버스가 있거나 조금만 더 시내에서 가까웠으면 이틀에 한 번은 왔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탄자니아 거주 경력 2년이 다 되어가는 전문가가 사랑하는 식당이라니, 벌써부터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호수가 널찍하게 펼쳐진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석양이 떠나가는 찰나의 장엄함을 온몸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현지 언어가 능숙한 호스트와 함께하니 이런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여행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주문은 전적으로 호스트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다. 우리의 입김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뭐가 나오는지 기대하는 맛도 상당했다.
가장 먼저 상 위에 오른 것은 주스다. 망고와 정체 불명의 크림이 조화를 이룬 주스다. 나는 망고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 망고 주스는 꽤나 훌륭하다. 무엇보다 아주 달다. 뭐든지 달면 맛있다. 이 집 주스도 달다. 당연히 맛있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망고로 만든 주스가 맛있는데 다른 음식은 말할 것도 없다. 입으로 가져가는 족족 정체 불명의 신음을 뱉게 할 정도로 모든 음식이 훌륭하다. 점심 때 두 마리나 해치운 틸라피아는 질릴 법도 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한 순간도 들지 않았다.
너무 정신 놓고 먹은 탓에 남긴 사진이 얼마 없다. 이건 어디서 구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고프로에 남아 있던 영상의 일부를 가져온 것 같은데, 그나마도 없었으면 나는 이날 저녁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조차 온전하게 알지 못할 뻔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틸라피아는 한 접시를 더 시켜야 하나 모두가 진지하게 토론했을 정도였고 카레는 어찌나 싹싹 긁어 먹었는지 누가 빈 접시를 올려 놨나 착각할 뻔했다.
양이 모자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되려 탄수화물이 너무나 넘쳐나서 처치 곤란이 되어 버렸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때의 즐거움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이 집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음식을 잘했다.
잘 먹고 갑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정말 훌륭한 한 끼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함께하는 즐거운 저녁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그토록 고대하던 세렝게티로 떠나는 날이다. 생각보다 쉽게, 빨리 찾아온 세렝게티의 꿈. 과연 세렝게티는 어떤 풍경으로 우리를 맞아줄 것인가. 잔뜩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잠자리에 든다. 본격적인 여행의 첫날 밤이 이렇게 저물어간다.
이 빅토리아 호수 맛집은 미쳤다
빅토리아 호수를 벗하며 지웨 쿠에서 보낸 시간은 꿈보다 조금 더 달콤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눈 뜬 내내 즐길 수 있는 동네 사람들이 무척 부럽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시간이 오래 흐른 지금도 이따금 사진을 보며 생각한다. '참 좋은 석양이다.'
여전히 내 마음 속에는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만난 순간으로 남아 있다. 정말 아름다운 찰나였고,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마 평생 잊을 수 없을 테다. 그런 지웨 쿠에서의 꿈 같은 시간은 말 그대로 꿈처럼 흐르고 흩어졌다. 이제는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다행히 이번에도 택시와 함께한다. 우리가 저녁을 먹게 된 맛집은 지웨 쿠 못지않게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나마 지웨 쿠는 버스라도 다니지만 지금 우리가 향하는 호텔은 그 흔한 버스 하나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좋아. 덕분에 고민 않고 택시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개꿀.
오늘 우리는 말라이카 비치 리조트라는 곳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바다도 아닌데 '비치 리조트'라니, 어딘지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는 놀랍게도 이름처럼 해변을 벗하고 있다.
사실 딱히 놀랍지는 않다. 지웨 쿠 정상에 올라 빅토리아 호수를 마주했을 때 나는 이미 받아들이기로 했다. 여기를 호수라고 부르기에는 관찰되는 모든 것이 부자연스럽다. 바다라고 생각했을 때만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즐기는 것 못지않게 가방 사진을 찍는 건 이번 여행의 중요한 숙제 중 하나다. 꽤나 흥미로운 풍경을 마주하게 되었으니 다시 한 번 카메라를 꺼내 본다. 사진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영상으로 담은 것을 제3자의 시선에서 관찰하니 정말로 바다에 온 듯하다.
수평선은 너무 멀어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평지의 향연. 진정한 대륙의 스케일이다. 이게 대체 어딜 봐서 호수란 말입니까. 누가 봐도 여기는 바다죠.
우리의 호스트 양반은 이제 겨우 여행의 첫날이 저물고 있지만 살짝 지친 듯하다. 말 안 듣는 형과 동생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 남은 2주 동안 부지런히 고생해 주십셔.
모든 볼일이 끝났다. 마침내 본격적인 즐거움의 시간이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므완자는 은근히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다. 탄자니아 정부와 인프라 관련한 사업을 한국 기업들이 많이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국 사람들을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말라이카 비치 리조트 역시 그런 곳 중 하나다. 호스트의 말에 따르면 한국인의 입맛에 상당히 잘 맞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란다. 게다가 가격도 꽤나 합리적이다.
호스트 역시 이곳의 음식을 굉장히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치가 너무 시원찮은 탓에 자주 찾지 못하는 게 무척 아쉽다고 했다. 혹 직행 버스가 있거나 조금만 더 시내에서 가까웠으면 이틀에 한 번은 왔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탄자니아 거주 경력 2년이 다 되어가는 전문가가 사랑하는 식당이라니, 벌써부터 기대에 잔뜩 부풀었다.
호수가 널찍하게 펼쳐진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석양이 떠나가는 찰나의 장엄함을 온몸으로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 현지 언어가 능숙한 호스트와 함께하니 이런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여행이 너무나 마음에 든다.
주문은 전적으로 호스트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다. 우리의 입김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뭐가 나오는지 기대하는 맛도 상당했다.
가장 먼저 상 위에 오른 것은 주스다. 망고와 정체 불명의 크림이 조화를 이룬 주스다. 나는 망고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집 망고 주스는 꽤나 훌륭하다. 무엇보다 아주 달다. 뭐든지 달면 맛있다. 이 집 주스도 달다. 당연히 맛있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망고로 만든 주스가 맛있는데 다른 음식은 말할 것도 없다. 입으로 가져가는 족족 정체 불명의 신음을 뱉게 할 정도로 모든 음식이 훌륭하다. 점심 때 두 마리나 해치운 틸라피아는 질릴 법도 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한 순간도 들지 않았다.
너무 정신 놓고 먹은 탓에 남긴 사진이 얼마 없다. 이건 어디서 구한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고프로에 남아 있던 영상의 일부를 가져온 것 같은데, 그나마도 없었으면 나는 이날 저녁에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조차 온전하게 알지 못할 뻔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틸라피아는 한 접시를 더 시켜야 하나 모두가 진지하게 토론했을 정도였고 카레는 어찌나 싹싹 긁어 먹었는지 누가 빈 접시를 올려 놨나 착각할 뻔했다.
양이 모자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되려 탄수화물이 너무나 넘쳐나서 처치 곤란이 되어 버렸다. 사진으로만 봐도 이때의 즐거움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이 집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음식을 잘했다.
잘 먹고 갑니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정말 훌륭한 한 끼였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함께하는 즐거운 저녁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그토록 고대하던 세렝게티로 떠나는 날이다. 생각보다 쉽게, 빨리 찾아온 세렝게티의 꿈. 과연 세렝게티는 어떤 풍경으로 우리를 맞아줄 것인가. 잔뜩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잠자리에 든다. 본격적인 여행의 첫날 밤이 이렇게 저물어간다.
탄자니아 여행기 #.9 마침내 세렝게티, 세렝게티로 떠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