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쯤은 당신도. 세렝게티 사파리 여행 총정리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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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가 궁금한 당신을 위한 한방 정리 가이드



떠나려고 계획하고 계시거나, 이미 준비 중인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세렝게티 3회차에 빛나는 탄자니아 코이카 단원 출신 여행 호스트와 함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합니다. 한방 정리 세렝게티 가이드!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목차

1. 서론

2. 예약(방법, 가격)

3. 준비물

4. 여행 출발 전에 챙길 것

5. 이동

6. 숙소

7. 식사

8.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의 차이

9. 자랑타임



1. 서론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야생이 펼쳐지는 지상 낙원.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한 세렝게티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에 이보다 적절한 문장은 없다.


경상북도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평원에 온갖 동물들이 살아간다. 포식자들은 먹이를 찾아 헤매고 초식 동물들은 저마다의 요령으로 생존 투쟁을 이어간다.


셀 수 없이 많은 여행객들이 장엄한 세렝게티의 대평원을 만나기 위해 탄자니아로 몰려든다. 나 역시 그러했고 말이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아니, 차고 넘친다. 그러니 부디 일생에 한 번쯤은 당신도 그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2. 투어 예약


예약에 앞서 세렝게티 여행의 대략적인 코스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함께 즐기는 2박 3일의 여정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루 반나절 동안 세렝게티를 즐기고 남은 하루 반나절은 응고롱고로 분화구를 유람하는 일정이다.


대부분의 경우 '아루샤'라는 동네에서 여정을 시작한다. 세렝게티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덕분이다. 가장 일반적인 여정의 기준 역시 아루샤다. 나는 호스트의 인도 덕분에 '므완자'라는 도시에서 여행을 시작했지만 지인이나 세렝게티 경험이 없는 분들은 아루샤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게 여러모로 이롭다.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싶다면 므완자에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 호스트의 말에 따르면 므완자에서 들어가는 게 아루샤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즐길 거리가 조금 더 풍부하다.


허나 이곳에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나조차도 누군가 혼자 므완자에서 세렝게티로 출발하라고 하면 해낼 자신이 없다.



예약은 어렵지 않다. 구글에서 'serengeti tour'를 검색해 보자. 온갖 종류의 여행 상품이 즐비하다. 대부분 가격 비교 사이트라서 번거롭게 발품 팔 필요도 없다.



'Serengeti & Ngorongoro'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들 중에서 취향 따라 골라잡으면 된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 차이는 대부분 숙박을 어디에서 하느냐에 따른 것이므로 상품의 진위 여부는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 말고도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머릿수다. 3, 4명이 무리를 이뤘을 때 가장 저렴하다. 고정비가 희석되는 임계점이 3명이기 때문이다. 3인 private tour 기준으로 인당 120만 원 정도면 꽤나 만족스러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숙박은 캠핑으로 해결하게 되며 요리사와 운전수가 한 명씩 동행할 것이다.


캠핑이 싫다면 롯지를 이용하자. 'luxury'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상품들을 찾으면 된다. 인당 200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다. 고급지게 즐기고 싶다면 한도 끝도 없을 테지만 말이다.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나는 저렴한 게 최고다' 생각하는 분들은 합석 캠핑 상품도 추천할 만하다. 10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세렝게티를 여행할 수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해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인싸 기질이 다분하다면 오히려 좋아. 모르는 이들과의 만남은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될 것이다.


3. 준비물


준비물이라고 할 만한 건 딱히 없다. 탄자니아를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것이 필요하다. 웬만큼 챙겼을 테니 있는 것들을 잘 쓰시면 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촬영 장비다. 핸드폰으로도 웬만한 것을 모두 담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촬영 장비는 챙기면 무조건 득이 된다. 다뤄본 적 없어서 어려울 수 있고 번거로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일생에 다시 없을지도 모르는 세렝게티다. 나라면 배워서라도 챙겨갈 테다.



추천 조합

- 미러리스, DSLR 카메라 & 105mm 이상 화각의 망원렌즈


원거리에서 담을 일이 아주 많다. 그렇기 때문에 광각렌즈보다는 망원렌즈가 쓸모가 많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70-200mm의 화각대를 가진 '아빠백통'이라는 별명을 가진 렌즈다.



좋은 걸 챙겨가면 뭐든 좋겠지만 결국 타협해야 하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럴 때에는 카메라 바디의 급을 낮추면 된다.


어차피 낮에만 움직이기 때문에 바디의 성능을 체감할 일이 많지 않다. 나는 2013년에 출시된 캐논 100d로도 웬만한 건 다 찍었다. 그러므로 예산이 빠듯하다면 몸체는 적당히 타협하도록 하자. 직접 경험한 바에 따르면 바디 때문에 아쉬운 적은 없었고, 망원 렌즈의 부재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아쉬웠다.



그 외에 추천할 만한 장비가 있다면 핸디캠이다. 개인적으로는 고프로나 오즈모 액션 같은 액션캠보다 이 녀석을 더 추천한다.



사용이 간편하고 줌인과 줌아웃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요즘은 손떨방 되는 핸디캠도 많기 때문에 영상의 품질도 상당히 준수하다.


10년 전에 나온 손떨방 없는 핸디캠으로도 이 정도의 영상이 가능하다. 요즘 나온 것들은 얼마나 좋겠는가. 두고 두고 쓸 생각으로 하나 지르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4. 여행 출발 전에 챙길 것


세렝게티로 향하기 직전에 챙길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출발하자마자 동네 마트에 들를 것이다. 세렝게티는 입장과 동시에 속세와 단절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있을 때 부지런히 챙겨야 한다.



밥은 요리사의 몫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실 것과 주전부리만 신경 쓰면 된다.


음료수와 술, 과자 같은 것을 쟁여야 한다. 추천하고 싶은 음료로는 '환타 패션후르츠 맛'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녀석이다. 아주 상큼하고 맛있다. 그냥 마셔도 좋고 술에 태워도 맛있다. 쓸모가 많은 녀석이므로 넉넉하게 쟁여 두길 추천한다.



모든 술이 저렴한 탄자니아다. 마시고 싶은 걸로 푸짐하게 챙기자. 우리는 탄자니아의 소주라고 할 수 있는 꼬냐기를 여러 병 쟁였다. 가격은 저렴하고 도수는 상당하며 맛은 꽤나 훌륭하다.


우리는 이 녀석에 환타 패션후르츠를 섞은 칵테일로 매일 아침을 열었다.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한두 병 정도 챙겨 보자. 아주 쓰임이 많은 녀석이다.


5. 이동


대부분 여행사들이 도요타의 랜드크루저를 개조한 차량을 이용한다. 튼튼하고 어디든 잘 달리며 실내도 널찍한 덕분이다.



콘센트도 많고 수납 공간도 넉넉하다. 대부분의 경우 냉장고도 구비하고 있다.



출발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드라이버와 요리사 형님과 인사를 나누자. 그리고 차에 몸을 실으면,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다.



탄자니아의 가장 중요한 관광 자원이다. 덕분에 어디에서 출발하든 깨끗하게 닦인 도로를 따라 세렝게티로 향할 수 있다.



므완자에서 출발한다면 이런 기념비가 기다리는 출입구를 지나게 될 것이고



아루샤에서 출발한다면 이런 출입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다.


6. 숙소


상술했듯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캠핑과 롯지.


롯지는 딱히 설명할 거리가 없다. 사실상 호텔이므로 후기만 잘 살펴보면 된다. 혹 당신이 잠자리를 걱정하고 계신다면 그건 아마 캠핑에 대한 낯섦과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세렝게티도 사람 사는 곳이다(?)



세렝게티에는 아주 많은 캠핑장이 있다. 어떤 캠핑장을 이용하는지는 전적으로 여행사의 마음이다. 물론 미리 알았다고 한들 딱히 의미는 없을 테다.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 말고는 캠핑장에 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경로도 마땅찮다.


어딜 가나 비슷하다. 널찍한 잔디밭이 있고 식당, 주방, 화장실이 있다. 운이 좋다면 따뜻한 물을 쓸 수 있을 테다. 하지만 과한 기대는 금물이다. 우리도 둘째 날에만 따뜻한 물을 쓸 수 있었다.



아주 전형적인 모습의 세렝게티 캠핑장이다. 첫날에 묵었던 곳이고, 초가 지붕을 얹은 건물은 식당이다.



응고롱고로 근처에서 숙박하는 일정이 있다면 높은 확률로 이 캠핑장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심바 캠프사이트.


시설이 아주 좋다. 따뜻한 물도 잘 나오고 전기도 쓸 수 있고 와이파이까지 갖추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들이치는 얼룩말과 버팔로 무리는 덤이다.



모든 캠핑이 그러하듯 편한 잠자리는 바라지 않는 게 좋다.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준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수준이다.


이따금 호기심 많은 야생동물들이 한밤 중에 텐트를 한 번씩 두들기고 가는 경우가 있다. 우리도 첫날밤에 그런 일이 있었다. 하지만 여지껏 해코지 당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으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99.5% 정도는 안심해도 될 것이다.



대초원 속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으며 눈을 뜨는 경험은 오직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다. 살면서 언제 또 해 보겠는가. 낭만이 그득한 야생을 원한다면 롯지 대신 캠핑도 나쁘지 않다. 물론 나는 다음이 있다면 롯지로 갈 테지만 말이다.


7. 식사


요리사가 동행한다. 그러므로 주는 걸 잘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 참으로 편하다.


점심은 웬만하면 도시락이다. 여행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웬만하면 도시락이다. 여행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을 살펴본 결과 내용물도 대동소이하다. 닭고기나 샌드위치, 달걀 같은 먹기 편한 것들 위주다. 허기를 달래는 데에 의의가 있는 식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아침과 저녁은 그렇지 않다. 요리사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할 테지만 꽤나 근사한 상을 받을 수 있다.



우리와 동행했던 에드워드는 요리 실력이 아주 좋았다. 3일 내내 엄청나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8. 세렝게티 VS 응고롱고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다. 그래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이웃 사촌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를 두고 붙어 있다. 하지만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는 아주 많이 다르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나 방대한 면적을 들 수 있다. 가로와 세로가 모두 100km를 훌쩍 넘는다. 그야말로 엄청나게 광활한 대평원이다. 그러므로 세렝게티에 서식하는 동물들은 먹이를 찾아 쉴 새 없이 떠돌아 다닌다. 이는 좋게 말하면 다양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여정의 아주 많은 부분이 운에 좌우된다는 뜻이다.



그에 반해 응고롱고로는 좁고 폐쇄적이다. 그 특징은 '응고롱고로 분화구'라는 이름에서부터 드러난다. 직경 10km 남짓의 분지 지형을 가진 응고롱고로다. 이곳의 동물들은 외부와 격리되어 그들만의 독특한 생태를 이루고 있다.


세렝게티처럼 탁 트인 맛은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밀집되어 있다. 어딜 가든 아주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이곳의 동물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다. 팔자가 좋아서 그런가 보다. 나는 응고롱고로에서 만난 코끼리들의 비현실적인 풍채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다.


두 곳 모두 나름의 매력이 충만하다. 그러니 부지런히 경험하고 열심히 즐기도록 하자. 돌아오는 길에 그 어떤 후회도 남지 않게 말이다.


9. 자랑 타임


가이드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이 순간을 위한 빌드업이었을 뿐이다.


세렝게티 도착 30분 만에 만난 코끼리들의 무리다. 조금 많이 만났다. 400마리 남짓.


경력 20년 넘는 운전수 형님께서도 거의 본 적 없는 광경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우리는 입장한 지 30분도 되지 않아 이런 풍경을 마주했다. 운이 아주 좋았다.



하지만 진짜는 이 녀석들이다. 살면서 나무 타는 사자는 들어본 적도 없다. 얼마나 귀한 경험이었으면 운전수 형님마저도 사진 삼매경에 정신이 없었다.



신체 구조 상 사자들은 나무 오르기를 극도로 꺼려한다. 그런 사자들이 두 마리나 나무 위에 올라가 있다. 심지어 내려오는 모습까지 구경했다. 보통 귀한 구경이 아닌데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다.



이튿날 밤을 함께했던 캠핑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 무척 자연스러운 곳이었다. 얼룩말은 너무 흔해서 나중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 녀석들은 성질이 아주 드럽다. 허구헌날 치고박기 일쑤다. 진짜 징허게 싸운다. 눈만 뜨면 싸움질이다.



한밤 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텐트 문을 열었더니 눈 앞에서 버팔로가 풀을 뜯고 있다. 여기가 바로 세렝게티.



응고롱고로의 사자들은 대체로 팔자가 좋다. 그리고 애교가 많다. 사람 손을 탄 것 마냥 어리광을 부리기 바쁘다.



누워 있을 때 한정이다. 자세를 고치자마자 백수의 왕 다운 위엄이 하해를 떨게 한다.



죄송합니다. 몰라봤습니다.



하이에나들도 대체로 팔자가 좋다. 표정에서 권태가 뚝뚝 묻어난다. 얼마나 살기가 좋으면.




자랑할 거리가 너무나 많지만 뒷이야기를 쓰는 일은 여러분의 몫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더할 말이 많지 않다. 한 번쯤은 경험할 만한 가치가 있다. 웰컴 투 세렝게티. 오세요. 너무나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