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기 #.2 가족과 함께하는 홍콩 여행 2일차(올림픽역 팀호완,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빅토리아 피크, 피크트램, 스타페리, 홍콩야경)

202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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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엑기스 총집합, 가족 여행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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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으로 가득했던 첫날이 정신없이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새 아침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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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어제보다 날씨가 좋다. 홍콩답지 않은 서늘한 공기까지 함께하니, 이보다 좋을 수 없는 하루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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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침사추이를 중심으로 부지런히 구룡반도를 훑었다. 오늘은 홍콩섬을 둘러볼 차례다.


동생이 숙소에 핸드폰을 놔두고 왔다. 그 덕분에 하루의 시작이 살짝 늦었다. 아침부터 마음이 급하다. 여기는 조금만 늦으면 바로 대기열이 생길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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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과 같이 대기를 피했다. 살짝 애매한 자리는 아쉽지만 기다림이 없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4년 반 만이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홍콩 맛집 중 하나, 여기는 올림픽역에 있는 미슐랭 1스타에 빛나는 오랜 맛집 팀호완이다.


주문지가 조금 더 여행자 친화적으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반가움과 한껏 들뜬 마음을 벗한 채 기분 좋은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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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이 처음인 엄마와 동생은 홍콩의 식문화가 낯설다. 그러므로 잠시 가르침의 시간.


홍콩에서 식당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식기를 찻물로 씻는 것이다. 이유는 모른다. 여자친구가 하라고 하길래 10년 째 별생각 없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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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없던 사진이 생긴 덕분에 주문이 아주 편해졌다. 이제는 잘못 시킬까 봐 노심초사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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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마음으로 주문을 마치고 이런 저런 수다를 떨고 있으니 본격적인 상차림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상 위에 오른 것은 돼지고기 번이다.


팀호완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하가우나 시우마이는 재껴도 된다. 하지만 이 녀석은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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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뵙습니다. 누구신지..?


돼지고기 창펀인 줄 알고 주문했는데 요우티아오로 만든 창펀이 나왔다. 절대 실패하지 않을거라 그렇게 자신만만 했건만 이걸 실패하네. 역시 자만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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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없던 창펀의 등장이 살짝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그 외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언제나처럼 배신하지 않는 팀호완의 딤섬들. 오늘도 어김없이 훌륭했다.


아주 잘 먹고 갑니다. 다음에 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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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게 부른 배를 쓸어내며 느긋하게 길을 나선다. 본격적인 유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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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이 어딘지는 너무나 명백하다. 여기는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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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추억을 더듬으며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맡긴다. 엄마와 동생은 이 녀석 때문에 중경삼림까지 봤단다.


슬그머니 미소가 번진다. 나의 첫 번째 홍콩 여행 전날 역시 그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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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온 김에 사진도 부지런히 남겨 준다.


가방 장사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진이고, 여행 가방을 파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서 찍은 가방 사진이다. 이런 기회는 날마다 오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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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또 찍고 부지런히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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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을 했으니 입을 즐겁게 할 시간이다. 홍콩섬 도장깨기의 첫 번째 목표에 당도했다. 이제는 고전의 반열에 들었다고 할 수 있는 에그타르트의 명가, 타이청 베이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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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생지를 특징으로 하는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와는 달리 파삭한 식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집의 에그타르트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개인의 사정 따위, 잠시 뒷방으로 밀어두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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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C몰에 들렀더니 못 보던 블루보틀이 생겼다. 역시나 썩 내키지는 않지만 달리 대안이 없다. 콜드브루 세 잔을 주문하고 잠시 쉬어간다.


근데 왜 맛있지. 홍콩은 블루보틀조차도 맛있는 동네다. 과연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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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걸음한 곳은 '대관'이라 쓰고 '타이쿤'이라 부르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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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도록 교도소로 쓰였다. 하지만 2018년 5월에 문화 공간으로 새 단장을 마치고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되었다.


2018년이면 꽤나 오래 전이다. 그런데 초면이다. 부지런하지 못했던 나,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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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저곳을 싸돌아 댕기다 보니 슬그머니 배가 고프다. 돌고 돌아 다시 IFC몰이다. 쉑쉑 버거에 들러 햄버거에다가 감자 튀김을 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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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여자친구는 이곳에서 읊는 망중한을 무척 좋아한다. 가족들도 그 즐거움을 발견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걸음했다. 하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여기는 맑은 날 걸음해야 제 맛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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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주문하지는 않았다. 하루 종일 뭔가를 입에 물고 있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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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부르지만 어김없이 훌륭하다. 역시나 오늘도 믿고 먹는 쉑쉑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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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녀석으로 배를 채웠으니 다시금 힘을 내서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어느 틈에 어스름이 드리운다. 홍콩의 야경을 마주할 시간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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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의 마무리는 빅토리아 피크와 함께다.


홍콩에 왔으니 피크트램을 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센트럴 항구에서 출발하는 X15번 버스를 타고 피크까지 오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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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트램보다도 홍콩의 밤을 즐기기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한다. 트램에 비해서 덜 붐빌 뿐만 아니라, 산허리를 훑고 지나가는 만큼 홍콩의 이곳저곳을 야무지게 훑어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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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많으면 어떡하지, 굉장히 커다란 걱정을 품고 걸음했지만 의외로 한산하다.


운이 좋구만. 덕분에 발걸음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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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아니야.


그 안 보이는 사람들 전부 전망대 올라간 지 오래다. 덕분에 8시까지 매표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금으로부터 한 시간 반 뒤에나 열린다고 한다. 그때도 표를 살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서늘한 문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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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빠르게 계획을 수정한다.


경력자가 이래서 필요한 것이다. 나는 전망대에 오르지 않고도 피크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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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비할 바는 아닐 테다. 하지만 충분히 훌륭한 풍경이다. 맞은편에 있는 피자집 테라스는 인물 사진을 찍기에 아주 적합하다. 조명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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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기는 해야 하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사람들이 전부 빠지려면 아무리 빨라도 한 시간은 걸릴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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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포기하려던 찰나, 줄의 끝에서 트램 탑승구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안내 문구를 발견했다.


꽤 오랫동안 공사를 했다더니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나 보다. 30분 정도면 감수할 만하다. 오늘의 하산길은 피크 트램과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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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렇지, 30분은 거짓이었다.


20분 걸렸다. 대체 무슨 공사를 한 거지. 천지가 개벽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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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크 트램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별로다. 가족들과 함께라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내 인생에 내 의지로 트램을 타는 일은 다시는 없으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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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수라장에서 용을 썼더니 진이 다 빠졌다. 급하게 떨어진 당을 충전하기 위해서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인근에 자리한 '베이크하우스'라는 이름의 빵집에 들렀다.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집이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다 나간 지 오래란다. 그렇다고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으니 오트밀 쿠키 하나와 사과 파이 쿠키를 집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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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여정의 끝이 가까웠다. 스타 페리에 몸을 싣고 해협을 건너 침사추이로 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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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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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빛을 망연하며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가는구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홍콩의 밤과 함께하는 둘째 날의 마지막, 다음 날을 기약하며 단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