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등산객들의 베이스 캠프, 모시
챔챔온천에서 즐긴 시간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굉장했다. 비록 진짜 온천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아무렴 중요치 않았다. 정말 아름다웠고, 살면서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풍경의 향연이었다.
세렝게티 여행을 끝낸 후유증이 상당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 들고는 했다. 하지만 다시 여행이 즐거워졌다.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가 된다.
기분 좋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다시금 차에 몸을 싣는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모시까지는 20km 남짓이 떨어져 있다. 꽤나 가깝다. 아프리카의 도로 사정이 신통치 않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모시까지 가는 길섶의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널찍하게 펼쳐진 초원의 끝에 큼지막한 봉우리 하나가 솟아 있다. 킬리만자로다.
산세가 무척 완만하다. 너무 큼지막하고 완만해서 봉우리가 맞는지, 산이 맞는지도 의심이 될 정도다. 하지만 해발 고도 5,895m,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땅이다.
한동안 벌판만 끼고 달리더니 어느 틈에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적당히 얽은 초갓집만 계속 보이더니 꽤나 그럴 듯한 마을이 등장했다. 지붕에 얹은 슬레이트 판넬도 가지런하고, 벽체도 때깔이 곱다. 아마도 물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을 테고 전기도 잘 들어오는 듯하다.
이 동네에는 생각보다 구세계의 생김새를 하고 있는 마을이 많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이 되면 촛불을 켜고, 우물에서 길어온 물로 몸을 씻고 밥을 짓는다.
사람 사는 동네 다 비슷하다고는 하나 그렇지 않은 곳이 의외로 많다. 물론 부지런히 발전하는 중이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아프리카다.
마을이 등장하고 10분 정도를 더 달렸다. 킬리만자로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를 본떠 만든 조형물이 우리를 반긴다. 본격적인 도의 시작을 알리는 회전교차로를 지난다.
므완자에서 시작한 여정이었다. 세렝게티에서 화려하게 만개하였고, 아루샤에서 잠시 쉬어갔으며,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우리는 모시를 만났다.
아루샤 못지않게 유명세가 있는 여행자의 도시다. 킬리만자로를 여행하려는 사람들 중 모시를 거쳐가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 도시와 킬리만자로의 거리는 15km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 덕분에 모시에는 등반 전문 여행사도 많고, 중고 등산 장비를 취급하는 업체들도 많다. 우리의 여행 호스트에 따르면 중고 장비를 취급하는 상점이 꽤나 쏠쏠하단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생각보다 쓸 만한 것들을 많이 건질 수 있다고 했다.
서양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다. 게다가 그 상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킬리만자로다. 덕분에 상당히 고급 브랜드의 제품들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단다.
기나긴 하루가 이별을 고하려고 한다. 마침내 숙소 도착. 하루 종일 함께한 택시와 이별할 시간이다.
여러모로 곡절이 많았다. 가격 협상은 쉽지 않았고, 뜬금없는 차 수리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하게 여기까지 데려다 주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고생 많으셨고 집까지 안전운행 하십시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위 트래블 호스텔',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다.
탄자니아에서 코이카 단원으로 활동하는 여행 호스트가 강력하게 추천하고 엄선한 곳이다. 경험한 바에 따르면 상당히 깔끔하고 밥이 맛있단다. 이 동네에서는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단다. 숙소 밥이 너무 맛있어서.
의역하면 밥 먹으러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여
최첨단 100% 완전 수동 시스템으로 문을 열어준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고, 우리는 안으로 걸음을 들였다.
첫인상은 매우 평범했다. 아주 전형적인 게스트하우스다. 방에는 2층 침대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며 샤워실 역시 공동의 것이다.
그리고 옥상에는 식당 겸 테라스가 존재한다. 바로 이 숙소의 주인공 되시겠다. 하지만 역시나 평범하다. 특별한 구색은 전혀 없다.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떠나가는 해와, 달이 찾아오는 찰나를 마주하며 잠시 망연한다.
슬그머니 날이 갰다. 덕분에 킬리만자로의 능선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7부 능선 위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웬만하면 맑다고 했는데 우리는 운이 좀 없다. 하필, 일 년에 얼마 되지도 않는 날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한참 망중한을 읊다가 그대로 저녁상을 벌였다. 굉장히 아름답고 훌륭한 저녁이었다. 왜 그렇게 호스트가 자신만만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사진 한 장 남지 않았다. 배가 많이 고프기도 했지만 입에 넣는 족족 눈이 돌아갈 만큼 맛있었던 탓이다. 사진 한 장 남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밝은 새 아침, 단출한 식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빵과 계란, 소세지 몇 개가 전부였지만 맛있으면 장땡, 이 집은 뭐든 잘하기 때문에 간단한 아침마저도 굉장하다.
만족했으니 간단하게 후기도 남겨주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본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 하루가 전부다. 꽤나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섰지만 딱히 여유롭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호스트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모시 여행,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본격적인 모시 탐방,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킬리만자로 등산객들의 베이스 캠프, 모시
챔챔온천에서 즐긴 시간은 기대한 것 이상으로 굉장했다. 비록 진짜 온천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아무렴 중요치 않았다. 정말 아름다웠고, 살면서 다시 경험할 수 있을까 풍경의 향연이었다.
세렝게티 여행을 끝낸 후유증이 상당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 들고는 했다. 하지만 다시 여행이 즐거워졌다. 앞으로의 여정도 기대가 된다.
기분 좋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다시금 차에 몸을 싣는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인 모시까지는 20km 남짓이 떨어져 있다. 꽤나 가깝다. 아프리카의 도로 사정이 신통치 않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모시까지 가는 길섶의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널찍하게 펼쳐진 초원의 끝에 큼지막한 봉우리 하나가 솟아 있다. 킬리만자로다.
산세가 무척 완만하다. 너무 큼지막하고 완만해서 봉우리가 맞는지, 산이 맞는지도 의심이 될 정도다. 하지만 해발 고도 5,895m,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땅이다.
한동안 벌판만 끼고 달리더니 어느 틈에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적당히 얽은 초갓집만 계속 보이더니 꽤나 그럴 듯한 마을이 등장했다. 지붕에 얹은 슬레이트 판넬도 가지런하고, 벽체도 때깔이 곱다. 아마도 물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을 테고 전기도 잘 들어오는 듯하다.
이 동네에는 생각보다 구세계의 생김새를 하고 있는 마을이 많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밤이 되면 촛불을 켜고, 우물에서 길어온 물로 몸을 씻고 밥을 짓는다.
사람 사는 동네 다 비슷하다고는 하나 그렇지 않은 곳이 의외로 많다. 물론 부지런히 발전하는 중이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아프리카다.
마을이 등장하고 10분 정도를 더 달렸다. 킬리만자로의 가장 유명한 봉우리를 본떠 만든 조형물이 우리를 반긴다. 본격적인 도의 시작을 알리는 회전교차로를 지난다.
므완자에서 시작한 여정이었다. 세렝게티에서 화려하게 만개하였고, 아루샤에서 잠시 쉬어갔으며,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오늘, 우리는 모시를 만났다.
아루샤 못지않게 유명세가 있는 여행자의 도시다. 킬리만자로를 여행하려는 사람들 중 모시를 거쳐가지 않는 이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이 도시와 킬리만자로의 거리는 15km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 덕분에 모시에는 등반 전문 여행사도 많고, 중고 등산 장비를 취급하는 업체들도 많다. 우리의 여행 호스트에 따르면 중고 장비를 취급하는 상점이 꽤나 쏠쏠하단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생각보다 쓸 만한 것들을 많이 건질 수 있다고 했다.
서양 사람들이 많이 찾는 동네다. 게다가 그 상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킬리만자로다. 덕분에 상당히 고급 브랜드의 제품들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단다.
기나긴 하루가 이별을 고하려고 한다. 마침내 숙소 도착. 하루 종일 함께한 택시와 이별할 시간이다.
여러모로 곡절이 많았다. 가격 협상은 쉽지 않았고, 뜬금없는 차 수리 때문에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전하게 여기까지 데려다 주었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고생 많으셨고 집까지 안전운행 하십시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위 트래블 호스텔',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다.
탄자니아에서 코이카 단원으로 활동하는 여행 호스트가 강력하게 추천하고 엄선한 곳이다. 경험한 바에 따르면 상당히 깔끔하고 밥이 맛있단다. 이 동네에서는 다른 데 갈 필요가 없단다. 숙소 밥이 너무 맛있어서.
의역하면 밥 먹으러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여
최첨단 100% 완전 수동 시스템으로 문을 열어준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열렸고, 우리는 안으로 걸음을 들였다.
첫인상은 매우 평범했다. 아주 전형적인 게스트하우스다. 방에는 2층 침대 두 개가 놓여 있었다. 화장실은 공동으로 사용하며 샤워실 역시 공동의 것이다.
그리고 옥상에는 식당 겸 테라스가 존재한다. 바로 이 숙소의 주인공 되시겠다. 하지만 역시나 평범하다. 특별한 구색은 전혀 없다.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 잠시 쉬어가려고 한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떠나가는 해와, 달이 찾아오는 찰나를 마주하며 잠시 망연한다.
슬그머니 날이 갰다. 덕분에 킬리만자로의 능선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7부 능선 위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웬만하면 맑다고 했는데 우리는 운이 좀 없다. 하필, 일 년에 얼마 되지도 않는 날이 우리에게 찾아왔다.
한참 망중한을 읊다가 그대로 저녁상을 벌였다. 굉장히 아름답고 훌륭한 저녁이었다. 왜 그렇게 호스트가 자신만만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사진 한 장 남지 않았다. 배가 많이 고프기도 했지만 입에 넣는 족족 눈이 돌아갈 만큼 맛있었던 탓이다. 사진 한 장 남길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밝은 새 아침, 단출한 식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빵과 계란, 소세지 몇 개가 전부였지만 맛있으면 장땡, 이 집은 뭐든 잘하기 때문에 간단한 아침마저도 굉장하다.
만족했으니 간단하게 후기도 남겨주고.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본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오늘 하루가 전부다. 꽤나 이른 시간에 길을 나섰지만 딱히 여유롭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호스트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오늘 하루도 잘 부탁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모시 여행,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본격적인 모시 탐방,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탄자니아 여행기 #.22 모시 명물 유니온 커피, 현지인 맛집 미모사 탐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