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한국어를 배웠다는 탄자니아 청년 '주마'
밥을 먹기 위해 들른 스톤타운 야시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실 글 하나를 온전하게 할애할 필요가 있나 싶기는 했다. 워낙에 사소했던 탓이다. 하지만 지금도 이따금 생각이 나는 그를 제대로 추억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이 글은 스톤타운에서 만난 주마가 그리워서 쓰는 것이다.
그를 처음 만난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
생각지도 않았던 푸드 페스티벌을 만나 신명 나게 즐기던 와중이었다. 온갖 산해진미에 정신이 팔려 돌진에 돌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달달한 무언가로 입가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호스트의 안내를 받아 그의 단골 과일 주스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어딘가에서 '안녕하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려 온다. 살짝 어눌하긴 한데 너무나 명백하게 한국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반가움을 표하지 못한다. 하필 이 동네에서는 귀한 인종차별을 당한 직후였다. 혹시 이 녀석도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의심부터 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던 길을 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스톤타운에 찾아온 한국인이 너무나 반가운가 보다.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부지런히 말을 건넨다. 그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약간은 불편하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런 의심과 불편함을 거두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는 생각보다 한국어와 한국이라는 나라에 진심이었고, 본인의 고향에 찾아온 한국인들을 사랑했다.
'주마'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다. 당시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였으니 이제는 서른줄에 접어들었으려나. 아마도 우리만 몰랐던 것 같다. 스톤타운을 찾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얼마나 사람이 밝고 사교성이 좋은지, 잔지바르를 다녀온 한국인 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오직 유튜브만으로 한국말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영상을 찍는 유튜버이기도 했다. 너무나 흥미로운 친구다. 한국어를 배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싶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주변에 외국어를 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한국어를 하는 친구는 없었다고 한다.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오는 성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관종끼가 굉장한 친구다. 무려 본인 피셜이다. (정확하게 '저는 관종이라서'라고 했다)
그렇게 그는 스톤타운에서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잔지바르 사람이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부지런히 한국인 여행객들을 찾아다니고, 그러다 보니 한국에 관심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단다.
당시의 나는 '트하의 여행일기'라는 이름의 여행 유튜브 채널을 열심히 운영하던 중이었다. 주마의 채널 'jj africa'를 추가함과 동시에 나의 채널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이렇게나마 가느다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사이가 되었다.
많이 보고싶네요 주마. 잘 지내죠?
우리의 여행 호스트가 주마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탄자니아에서 일하는 한국인들과 탄자니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가득 들어찬 오픈채팅 방에 그를 초대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주마입니다'를 한 글자씩 눌러 쓰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실 생각을 않는다. 너무나 좋아하니 괜스레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끝없이 이어 나갔다. 하지만 밤이 깊었다. 마냥 죽치고 있을 수는 없다. 아쉬운 마음 가득 담은 포옹과 함께 작별 인사를 건넨다. 힘차게 손 흔들어 그와 작별했다.
그는 오늘도 스톤타운 곳곳을 거닐며 한국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는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청년을 기억한다. 다시 만나는 날에는 더 없이 반가운 미소를 잔뜩 머금고 주마의 손을 힘차게 흔들어야겠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주마. 잘 지내죠?
유튜브로 한국어를 배웠다는 탄자니아 청년 '주마'
밥을 먹기 위해 들른 스톤타운 야시장에서 일어난 일이다. 사실 글 하나를 온전하게 할애할 필요가 있나 싶기는 했다. 워낙에 사소했던 탓이다. 하지만 지금도 이따금 생각이 나는 그를 제대로 추억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이 글은 스톤타운에서 만난 주마가 그리워서 쓰는 것이다.
그를 처음 만난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
생각지도 않았던 푸드 페스티벌을 만나 신명 나게 즐기던 와중이었다. 온갖 산해진미에 정신이 팔려 돌진에 돌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달달한 무언가로 입가심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호스트의 안내를 받아 그의 단골 과일 주스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어딘가에서 '안녕하세요'라는 목소리가 들려 온다. 살짝 어눌하긴 한데 너무나 명백하게 한국말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섣불리 반가움을 표하지 못한다. 하필 이 동네에서는 귀한 인종차별을 당한 직후였다. 혹시 이 녀석도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닐까, 우리는 의심부터 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가던 길을 가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스톤타운에 찾아온 한국인이 너무나 반가운가 보다.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부지런히 말을 건넨다. 그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약간은 불편하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런 의심과 불편함을 거두는 데에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는 생각보다 한국어와 한국이라는 나라에 진심이었고, 본인의 고향에 찾아온 한국인들을 사랑했다.
'주마'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이다. 당시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였으니 이제는 서른줄에 접어들었으려나. 아마도 우리만 몰랐던 것 같다. 스톤타운을 찾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얼마나 사람이 밝고 사교성이 좋은지, 잔지바르를 다녀온 한국인 치고 그를 모르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오직 유튜브만으로 한국말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영상을 찍는 유튜버이기도 했다. 너무나 흥미로운 친구다. 한국어를 배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싶었다. 잔뜩 기대를 하고 물어봤지만 돌아온 대답이 걸작이다.
주변에 외국어를 하는 친구들이 여럿 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한국어를 하는 친구는 없었다고 한다. 스스럼없이 말을 걸어오는 성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관종끼가 굉장한 친구다. 무려 본인 피셜이다. (정확하게 '저는 관종이라서'라고 했다)
그렇게 그는 스톤타운에서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잔지바르 사람이 되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부지런히 한국인 여행객들을 찾아다니고, 그러다 보니 한국에 관심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단다.
당시의 나는 '트하의 여행일기'라는 이름의 여행 유튜브 채널을 열심히 운영하던 중이었다. 주마의 채널 'jj africa'를 추가함과 동시에 나의 채널도 소개해 주었다. 우리는 이렇게나마 가느다란 인연의 끈으로 연결된 사이가 되었다.
많이 보고싶네요 주마. 잘 지내죠?
우리의 여행 호스트가 주마에게 큰 선물을 주었다. 탄자니아에서 일하는 한국인들과 탄자니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가득 들어찬 오픈채팅 방에 그를 초대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주마입니다'를 한 글자씩 눌러 쓰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실 생각을 않는다. 너무나 좋아하니 괜스레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도 않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끝없이 이어 나갔다. 하지만 밤이 깊었다. 마냥 죽치고 있을 수는 없다. 아쉬운 마음 가득 담은 포옹과 함께 작별 인사를 건넨다. 힘차게 손 흔들어 그와 작별했다.
그는 오늘도 스톤타운 곳곳을 거닐며 한국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는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테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 청년을 기억한다. 다시 만나는 날에는 더 없이 반가운 미소를 잔뜩 머금고 주마의 손을 힘차게 흔들어야겠다.
많이 보고 싶습니다 주마. 잘 지내죠?
탄자니아 여행기 #.35 잔지바르 스톤타운 맛집 탐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