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5 타이난의 명소 탐방. 안평수옥(덕기양행), 우육면 맛집과 나의 최애 카페

2022-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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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직접 수집한 타이난 여행 명소와 맛집 추천 (안평수옥, 우육면 맛집과 최애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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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일주의 다섯 번째 아침이 밝았다. 무사히 타이난에 도착했고 사장님이 장사를 팽개친 듯해서 살짝 당황했지만 숙소 입성도 무사히 마쳤다. 도시의 첫인상은 상당히 좋다. 가오슝에서 불과 30분 남짓 북쪽으로 올라온 게 전부인데 그 사이에 계절이 달라졌다.


오늘 아침에는 추워서 깼다. 너무나 간만이라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흘러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들었던 습하고 더운 공기는 이곳에 없다. 바람은 선선하고, 비는 많이 내리지만 공기는 끈적거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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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야할 곳이 많다. 타이완섬이 세계사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기의 모습을 톺아볼 수 있는 안핑지구를 탐방할 것이다.


꽤나 볼거리도 많고 즐길거리도 많아서 아침부터 발걸음이 급하다. 하지만 역시나 금강산도 식후경, 오늘도 언제나처럼 우육면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 볼까 한다. 길을 걷다가 수천 개에 달하는 구글 리뷰에 이끌려 찾은 이곳의 이름은 문장우육탕. 특이하게 우육면이 아니라 우육탕을 가게 이름으로 내세우고 있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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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육탕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여기에서 처음 알게 됐다. 생각해 보니 재밌다. 면 대신 밥만 말면 탕이 되는 건데 왜 그걸 이제야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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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육탕을 가게 이름에 내세운 집답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육탕을 먹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육면을 시켰다. 잘하는 집은 뭐든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굳건한 믿음은 배반하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건강해질 것 같은 맛의 국물이 매우 인상적이다. 한약재 맛이 슬쩍 나는 듯하면서도 그득하게 감도는 감칠맛 덕분에 손에 쥔 그릇을 놓기가 쉽지 않았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쭉 들이키면 해열제가 따로 없고 감기약이 따로 없을 듯하다. 아침부터 가슴이 웅장해지고 얼굴에 미소가 만면한다.



쭈와아아압. 맛있는 아침을 먹었으니깐 맛있는 후식으로 방점을 찍어야 한다.


습관적으로 과일주스집을 찾다가 웬일로 밀크티가 마시고 싶어졌다. 과일주스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높아서 은근히 시도하기 힘들지만 다행히 오늘은 맛있는 밀크티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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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걸었을까,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름하야 안평수옥. 안평(안핑)지구에 있는 나무가 자라는 집이라는 뜻이다. 아주 정직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발걸음을 안으로 들이기도 전이지만 사방에 만발한 반얀트리가 시선을 지배한다. 제대로 공간의 면면을 마주하기 전이지만 벌써 예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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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먼저 들를 곳이 있다. 안평수옥과 한몸인 덕기양행에 들러 옛사람들의 생활사를 마주하고 동네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가진다.


덕기양행은 이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던 회사의 이름이다. 사탕수수와 찻잎을 수출하기 위해서 영국 상인이 세운 회사였다. 이 동네의 꽤나 오랜 터줏대감이었지만 대만이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파산하고 말았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많은 곡절이 있었다. 한때는 소금 파는 사람들의 공간이 되기도 했고 때로는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오랜 세월 방치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04년에 타이난 시에서 전체를 부지를 통째로 사들여서 대대적인 보수를 단행했다. 그렇게 지금의 모습으로 대중에게 돌아오게 된 덕기양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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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안평수옥의 차례다. 안평수옥은 원래 덕기양행이 창고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회사가 파산하면서 자연스레 버려지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나무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버려진 창고에는 어느 날부터 반얀트리가 한두 그루씩 자라기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조금 많이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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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무용. 말로 백 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 딱히 더할 말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저와 함께 감상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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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수옥은 내가 타이난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다. 웬만하면 당신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동감 넘치고 아름답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진정으로 자연과 하나 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다른 곳은 걸러도 여기만큼은 반드시 발걸음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정도로 시선 닿는 모든 것들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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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수옥 탐방을 마치고는 바로 옆에 있는 젤란디아 요새로 발걸음을 옮겼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타이난에 정착하면서 본인들의 진지를 방어하기 위해서 구축한 요새다. 거창하게 해놓고 살지는 않았던지 요새의 규모는 별로 크지 않다.



울창하게 우거진 반얀트리 숲을 거닐면서 요새의 면면을 톺아볼 수 있다. 마치 인디아나 존스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다.



안평지구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오르는 길이 녹록지는 않지만 결실만큼은 확실하게 거둘 수 있는 전망대다.


귀찮다고 외면하지 말고 잠시 번거로움을 감수한다면 상당히 보람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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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만 따라가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카페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름하야 '비씨가배'


어딘지 모르게 음침한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 곳이니 절대 안심해도 된다. 여기는 단언컨대 지금까지 전세계를 여행하면서 발견한 가장 귀한 보물이다. 여행에서 만난 카페 중에서는 그야말로 유일무이하다.



내려오는 길에 찍은 것이라서 입장할 때와 역순이지만 이 공간의 은밀함을 이해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시장통 한가운데에 상당히 뜬금없이 자리하는 카페다. 낡은 2층짜리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데, 하필 오토바이 수리점을 지나서 계단을 올라야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향하는 길목이 꽤나 어수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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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실은 달달하다. 세상 은밀하지만 따뜻한 공기가 흐르는 공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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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동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비씨가배의 커피는 지금까지 내가 돈 주고 마셔본 커피 중에서는 가장 맛있다. 상당히 오랜 시간을 들여서 내려주시는데, 기다릴 만한 가치가 차고 넘치는 너무나 아름다운 커피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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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귀여운 고양이까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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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으려나. 보고 싶구나. 건강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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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환상의 세계가 타이난에서 카페로 현현했다. 여러모로 독보적이다. 항상 그리웠고 지금도 그립다. 나는 비씨가배가 그 정도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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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공간에서 완벽한 커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했다. 더할 나위 없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부푼 가슴을 안고 잠자리에 든다. 이렇게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