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기 #.8 장화를 지나 오늘은 타이중으로 향합니다.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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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성지, 대만 장화(창화)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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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참 잘 간다. 벌써 대만 일주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어쩌다 보니 귀국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고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대만 남부에 머물러 있다. 인사치레로 스치는 도시라 생각했지만 타이난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타이난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그저 아쉽기만 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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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과의 작별 인사는 타이난 시립 미술관에서 나눌 참이다.


숙소와 멀지 않았지만 있는 내도록 희한하게 인연이 없었던 관광지다. 이대로 끝인가 싶었지만 방명록이라도 안 쓰고 오면 왠지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남은 시간은 빠듯했지만 바쁜 시간을 쪼개서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은 아니지만 정식으로 인사는 처음 드리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수요일이었던 어제는 미술관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쓸쓸하게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혹시 타이난 시립 미술관을 찾을 생각이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라. 수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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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이 아주 좋다. 웅장한 건물의 입면에 걸맞는 웅장한 로비가 무척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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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의 미를 잘 살린 중정이 있다. 그 중정을 중심으로 층층이 다른 이야기가 기다린다. 일관된 조형미를 가지면서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들을 둘러보고 있으면 마치 던전을 탐험하는 모험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상설 전시가 없다는 점은 살짝 아쉽지만 전시가 없는 기간은 웬만해서는 없는 듯하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전시 일정을 확인하고 가면 더 좋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대부분의 경우 전시를 즐길 수 있다. 혹시나 텅빈 미술관을 마주하게 됐다면 그것은 팔자려니 하자. 딱히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안녕히 계세요. 잘 보고 갑니다.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타이난으로 여행 갈 일이 있으면 꼭 들리자. 공간 자체가 예뻐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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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것이 딱 두 개 있었다.


며칠 전 우연하게 발견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싶었고, 쳉공대학교 기숙사에서 학식을 먹고 싶었다. 하지만 카페는 하필 어제와 오늘이 쉬는 날이다. 그 대신 쳉공대학으로 발걸음을 옮겨 단촐하게 점심 한 상을 차려 본다.


미친 소리 같지만 쳉공대학 기숙사 학식은 맛집이다. 볶은 가지가 정말 맛있는 집이다. 나는 타이난에 있는 동안 이곳에서 밥을 세 번이나 먹었다.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맛있는 가지 볶음 덕분이다. 한 입 먹어 보면 '미미'를 외치면서 개안하게 될 것이다. 정말 맛있다.



카페에서 커피를 못 마신 건 아쉽지만 가지를 먹었으니깐 괜찮다. 이 정도면 웬만큼 이룰 건 다 이룬 듯하다. 남은 것은 북으로 또 북으로, 그저 북진하는 것뿐이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이별이었지만 딱 한 가지, 아니 두 가지 옥의 티가 있었다.


식당을 나서고부터 기차를 타기 전까지 불과 30분도 안 되는 시간 만에 마신 두 잔의 음료가 모조리 실패했다. 학식 근처에 있던 과일주스 가게는 이 땅에서 처음으로 주스라는 걸 실패하게 만들어 주었고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밀크티도 어딘지 모르게 언짢다.


왠지 모르게 고급진 단맛이 있는데 내 기대를 살짝 어긋났다. 이렇게 고급스러운 맛을 원하는 게 아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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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타이난은 여기까지다.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이 열차는 타이중으로 떠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즐거웠습니다.



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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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정의 종착은 타이중이지만 그 전에 들를 곳이 있다. 여기는 타이중에서 20분 남짓 떨어진 대만 중부의 소도시 '창화'. 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성지순례 겸 들를 만한 동네다.



사실 성지순례가 아니고서는 딱히 들를 만한 이유가 없는 곳이다. 볼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먹을거리가 다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즐길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창화는 영화 배우 천옌시의 리즈시절이 담긴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감독인 구파도가 나고 자란 동네다. 그 영화는 감독의 유년기를 그대로 옮긴 것이고, 그 자체로 창화 여행 가이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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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를 본 적 없는 분들에게는 하등 올 이유가 없는 동네지만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꽤나 흥미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소들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랄 테니 말이다.


나의 발걸음이 멈춘 이곳도 그런 장소 중 하나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찾는 집이면서 감독이 어릴 적 즐겨 찾았다는 분식집, '아장육원'에서 육원을 한 그릇 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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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랑 버섯 같은 재료들로 소를 만들어서 찹쌀로 빚은 피에 싸서 튀기는 음식이다. 맛있다고 하기는 뭐한데 묘하게 끌리는 맛이 있다.


살짝 사카린 단맛이 느껴져서 호불호가 아주 심하게 갈릴 것이다. 대체로 불호에 가까울 듯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먹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처음에는 성지순례 하는 기분으로 숙제하듯이 먹었는데 지금은 생각날 때마다 찾는 집이 됐다.



구파도 감독의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찾을 만한 가치가 있다. 창화시는 대만에서 육원이라는 음식을 처음 만든 동네이기 때문이다.


굳이 영화 성지순례가 아니더라도 대만 음식 성지순례를 위해서라도 한 번 정도는 와볼 만하다. 타이중에서 멀지 않으니깐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맛이 있든 없든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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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원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웰컴 투 타이중.


지난번 여행 때는 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살짝 어수선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제는 완벽하게 현역이 되었다. 대만에서 떠오르는 도시인 타이중답게 규모와 때깔부터가 남다른 기차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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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전에만 해도 내부를 들어가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무뚝뚝한 표정으로 서 있는 타이중의 구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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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건 별로 없는 동네다. 하지만 먹을 게 무진장 많다. 내 생각에 대만에서 가장 맛있는 게 많은 도시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동네에 도착했다. 간만입니다 타이중. 다시 만나 무척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