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종합 가이드

현세에 강림한 지상 낙원, 지구 상 한 곳의 여행지만 남겨 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곳을 선택할 것이다. 일주일 남짓밖에 함께하지 않았지만 2주 남짓의 탄자니아 여행을 통틀어 가장 찬연하고 인상적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쉴 새 없이 늘어 놓아도 충분하지 않다. 나에게 잔지바르는 그야말로 완벽한 낙원이었다. 입에 침이 마르다 못해 혓바닥이 갈라질 때까지 칭찬해도 모자라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잔지바르였다. 나만 즐길 수 없다.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은 즐겨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가이드, 당신이 원하는 잔지바르의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1. 가는 법
2. 유명 여행지
3. 즐길 거리 - 능귀 해변
4. 즐길 거리 - 음넴바섬 스노클링
5. 즐길 거리 - 향신료 투어
6.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골목 투어
7.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감옥섬 거북이 투어
8. 먹을거리 - 능귀
9. 사소한 팁
1. 가는 법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나라다. 사실상 지구 반대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멀다. 그러므로 가는 길이 녹록지는 않다.
우선 에티오피아 항공과 카타르 항공에게 소소한 감사 인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들이 있어 우리는 환승 한 번 만에 어렵지 않게 잔지바르에 닿을 수 있다.
가격은 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의 경우 에티오피아 항공이 30 ~ 40만 원 정도 더 저렴하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잔지바르로 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순탄하기를 바란다면 카타르 항공을 이용하는 게 좋고, 저렴한 게 제일이다 생각하는 분들은 에티오피아 항공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위의 결과처럼 역전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최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안락함과 저렴함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물론 흔치는 않다.
이해하기 힘들 만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다. 90만 원이면 갈 수 있는 동네였으니 말이다. 지금의 가격은 코시국의 여진 탓이다. 그래도 많이 안정화 되었다.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200만 원 밑으로 내려올 생각을 않았는데 요즈음은 130만 원 대의 일정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탄자니아 최대의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에서 배를 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번거로움과 돈이 조금 더 들지만 큰맘 먹고 떠나는 여정이다. 이것저것 다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혹시 진지하게 여객선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구글에 'azam marine ferry'를 검색해 보자. 'Azam ferry'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VIP석 기준 60달러다.
2. 유명 여행지
1. 능귀

잔지바르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섬의 가장 북쪽에 자리하는 휴양지다. 그 탓에 접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사실상 잔지바르와 능귀는 동의어다. 잔지바르는 곧 능귀 해변이고, 능귀 해변이 곧 잔지바르다.

인도양의 옥빛 영롱함과 푸르름을 벗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망중한도 읊을 수 있다. 아름답고 여유롭다. 그리고 평화롭다. 그야말로 현세에 강림한 천국이다.
공항에서 능귀로 가는 버스가 있다.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현지인들도 버거워한다. 이동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약한 숙소의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택시다. 택시를 이용하면 잔지바르 공항에서 능귀까지 5만 원 남짓이 나온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동 시간이 90분이다. 그런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
2. 파제

By Raissa Lara Lütolf (from Unsplash)
능귀와 쌍벽을 이루는 휴양지다. 체급 차이가 상당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으로 능귀 못지않은 명성을 자랑한다.
나는 다녀온 적이 없지만 함께 여행했던 여행 호스트는 두 번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의 경험을 빌자면 능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교통도 비슷하게 불편하다. 펼쳐진 풍경도 비슷한데, 조금 더 한적하고 평화롭다고 한다. 그리고 능귀에 비하면 물가도 조금이나마 더 저렴하다고 한다. 조용하게 가성비 있는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파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3. 스톤타운

잔지바르의 관문이다. 가장 번화한 동네이며 관광지이다. 한때 오만 제국의 수도였다. 그리고 동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중심이기도 했다. 부를 좇아 이곳저곳을 유람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종국에는 이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양식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무려 동네 전체가. 잔지바르 공항에서 워낙에 가깝기 때문에 웬만하면 경험하게 될 테다. 혹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들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니 놓치지 말자.

즐길 거리 1. 능귀 해변

참으로 아름다운 동네다. 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그리고 볼 것도 많다.


동남아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들었다. 나는 잘 모르는 사실이다. 베트남을 뻔질나게 드나들지만 매번 출장이다. 휴양지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탓에 확인할 길이 없다.
그래도 잔지바르 여행을 함께했던 큰 형이 코타키나 발루를 다녀온 적이 있다. 형의 말에 따르면 많이 다르단다. 그렇다고 한다.

살면서 처음 만나는 풍경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들이치는 파도만 마주하고 있어도 좋다. 기쁨의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행-복

해변가에 들르면 가장 먼저 파라솔부터 구하자. 제시하는 가격의 반절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합의점을 찾아가면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즐길 거리 2. 음넴바 섬 스노클링

물가에만 머무르는 게 아쉽다면 그때는 배에 올라 보자. 음넴바 섬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인도양을 벗한 잔지바르의 자연을 조금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탁 트인 수평선을 벗하며 한 시간 남짓을 달린다. 이따금 돌고래도 만나고 이런 저런 재미난 구경도 하면서 한 시간 남짓을 달린다. 그 길의 끝에,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음넴바 섬이 기다린다.
참고로 음넴바 섬에는 아주 유명한 별명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빌게이츠 섬'.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다. 빌게이츠가 소유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꽤나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섬을 살 돈은 없지만 잠시나마 주인 행세를 하며 부자 된 기분을 느껴볼 수는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잔지바르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바다 깊이가 4m 남짓 되는 듯하다.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배워서라도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다. 그저 눈으로만 즐기기에 이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즐길 거리 3. 향신료 투어

노예 무역 못지않게 잔지바르의 이름을 널리 알린 존재 중 하나다. 잔지바르는 향신료 무역의 중심이기도 했다.
과거의 영광은 지금도 섬 곳곳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온갖 향신료가 즐비한 농장에서의 오감이 즐거운 시간. 향신료 투어도 잔지바르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만나기 힘든 온갖 종류의 향신료를 경험할 수 있다. 투어의 말미에는 향수와 마살라, 비누 같은 온갖 향 나는 것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스톤타운 재래시장에 가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입장료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몇 개 집어오자. 공짜로 구경했는데 빈손으로 돌아가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게다가 이렇게 바나나 잎으로 엮은 넥타이와 왕관까지 선물로 주는데 말이다.
즐길 거리 4. 스톤타운 골목 투어

모든 것을 돌로 엮은 풍경이 매력적이다. 그런 스톤타운의 골목을 유람하는 것은 동네의 매력을 가장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날 것 그대로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길거리에 늘어선 좌판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예술가들이 가득하고, 동네의 가장 큰 재래시장은 아침 저녁으로 활기가 넘친다.

이 동네에서만 접할 수 있는 온갖 주전부리들도 여행의 빠질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망설이지 말고 즐겨 보자. 달달한 걸 좋아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이따금 예고 없는 소나기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또한 정처 없이 유람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즐기자.

술탄을 비롯한 이 동네의 지도층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는 왕가의 목욕탕에도 슬그머니 들러 보자. 생각보다 현대적이라서 놀랍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즐길 거리 5. 감옥섬 거북이 투어

스톤타운에서 통통배로 15분 남짓이다. 창구섬에는 거대한 육지 거북이들의 성소가 있다.

창구섬이라는 아주 멀쩡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감옥섬이라는 별명이 너무나 만연한 탓이다. 지난 역사가 남긴 얄궂은 흉터다. 섬의 본디 이름까지 뺏어갔으니 말이다.

엄청나게 많은 거북이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관리 상태까지 매우 훌륭하다. 얼핏 봐도 백 마리가 넘어간다. 하지만 놀랍게도 태초에는 세 마리에 불과했다고 한다.

밥도 줄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다.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무척 온순하고 겁도 없다.

거북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이 섬의 어두운 단면을 만날 시간이다.

유유히 일렁이는 파도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찰나의 조각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노예로 팔려나간 이들에게는 평생에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고향의 바다였을 테다.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미개한 역사가 이곳에 남아 있다. 한 마디 얹기조차 힘든 먹먹함이 차오른다.
8. 먹을거리 - 능귀 아만 방갈로스

먹고 즐긴 게 적지 않다. 열 다섯 군데 남짓 식당을 다니며 스무 끼 넘는 밥상을 받아 들었으니 식음료 가이드를 따로 엮어도 될 정도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이곳의 체급이 너무 압도적인 탓이다. 어떻게 해도 완급 조절이 되지 않는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능귀 해변의 '아만 방갈로스'다. 능귀를 여행하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찾았던, 그야말로 거를 타선이 없는 완전체 맛집 되시겠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이 집의 위엄은 잔지바르 3회차에 빛나는 여행 호스트의 한 줄 요약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능귀에서는 다른 데 갈 필요 없음'
문어 샐러드와 대빵 큰 새우, 랍스터는 반드시 시키자. 특히나 문어 샐러드가 압권이다. 부들부들한 식감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씹다 보면 중독되는 맛이 있다.

가진 매력이 음식에만 있어도 충분할 텐데 이렇게나 환상적인 풍경까지 벗할 수 있다. 대체 없는 게 뭐죠.

그러니깐 한잔해.

밤낮으로 아름답고 맛있는 해산물이 그득하다. 탄자니아 전역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맛집이었다. 무결점의 총사령관, 여기는 능귀 해변의 아만 방갈로스다.
9. 사소한 팁
1. 젤라또가 맛있다

마침내 가이드의 마지막 순서다. 번뜩 스친 것들을 한데 모았다.
'맘마미아'라는 이름을 가진 젤라또 집이 있다. 스톤타운에 하나, 능귀에 하나가 있다. 한 스쿱에 2천 원 남짓이고 아주 맛있다.

'코코넛 누텔라'라는 녀석이 특히나 굉장하다. 아주 달고 부드럽고 향긋하다. 코코넛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경험할 만하다.
2. 술 파는 가게가 귀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활하는 잔지바르 사람들이다. 일상에 술은 없다시피 한다. 식당이나 호텔에서는 당연히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술 파는 가게는 정말로 귀하다. 내가 기억하기로 능귀 해변에는 단 한 곳만이 존재한다. 그 정도로 귀하다.
식당 아닌 곳에서 술을 사고 싶다면 구글 지도에 'Nungwi supermarket'을 검색하자. 허름한 외관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다양한 술을 갖추고 있다. '티고 패사'라는 이름의 핸드폰 충전 쿠폰도 팔고 있으니 데이터가 없는 분들은 참고하도록 하자.
3. '아마룰라'라는 술이 아주 맛있다.

한국에는 없는 술이다. 거대한 아프리카 코끼리가 그려진 크림 리큐르 '아마룰라'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녀석이다.
베일리스와 맛이 비슷하다. 크림 리큐르답게 칵테일 베이스로 활용하기 아주 좋다. 그러니깐 눈에 보이면 한 병 집어 오자.
4. 숙소 위치는 연연할 필요가 없다.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바다가 보이는 입지에 연연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
어차피 걸어서 2분이면 만날 수 있는 게 바다다. '나는 커튼을 걷었을 때 무조건 바다가 보여야 해' 주의라면 어쩔 수 없다. 다만 최소 다섯 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는 걸 염두하시길 바란다.
개인의 취향이므로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나라면 숙소에서 아낀 돈으로 스노클링을 한 번 더 즐기고 밥집에서 맛있는 요리 한 접시를 더 먹을 것 같기는 하다.
마무리

지금도 이따금 꿈에 아른거린다. 재회만을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잔지바르다. 언젠가는 당신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존재 화이팅.
잔지바르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종합 가이드
현세에 강림한 지상 낙원, 지구 상 한 곳의 여행지만 남겨 둔다면 나는 주저 없이 이곳을 선택할 것이다. 일주일 남짓밖에 함께하지 않았지만 2주 남짓의 탄자니아 여행을 통틀어 가장 찬연하고 인상적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쉴 새 없이 늘어 놓아도 충분하지 않다. 나에게 잔지바르는 그야말로 완벽한 낙원이었다. 입에 침이 마르다 못해 혓바닥이 갈라질 때까지 칭찬해도 모자라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잔지바르였다. 나만 즐길 수 없다.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은 즐겨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는 가이드, 당신이 원하는 잔지바르의 모든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1. 가는 법
2. 유명 여행지
3. 즐길 거리 - 능귀 해변
4. 즐길 거리 - 음넴바섬 스노클링
5. 즐길 거리 - 향신료 투어
6.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골목 투어
7.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감옥섬 거북이 투어
8. 먹을거리 - 능귀
9. 사소한 팁
1. 가는 법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진 나라다. 사실상 지구 반대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멀다. 그러므로 가는 길이 녹록지는 않다.
우선 에티오피아 항공과 카타르 항공에게 소소한 감사 인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들이 있어 우리는 환승 한 번 만에 어렵지 않게 잔지바르에 닿을 수 있다.
가격은 날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의 경우 에티오피아 항공이 30 ~ 40만 원 정도 더 저렴하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잔지바르로 가는 길이 조금이라도 순탄하기를 바란다면 카타르 항공을 이용하는 게 좋고, 저렴한 게 제일이다 생각하는 분들은 에티오피아 항공을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위의 결과처럼 역전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최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안락함과 저렴함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물론 흔치는 않다.
이해하기 힘들 만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다. 90만 원이면 갈 수 있는 동네였으니 말이다. 지금의 가격은 코시국의 여진 탓이다. 그래도 많이 안정화 되었다. 2023년 중반까지만 해도 200만 원 밑으로 내려올 생각을 않았는데 요즈음은 130만 원 대의 일정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탄자니아 최대의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에서 배를 타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번거로움과 돈이 조금 더 들지만 큰맘 먹고 떠나는 여정이다. 이것저것 다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혹시 진지하게 여객선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구글에 'azam marine ferry'를 검색해 보자. 'Azam ferry'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VIP석 기준 60달러다.
2. 유명 여행지
1. 능귀
잔지바르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섬의 가장 북쪽에 자리하는 휴양지다. 그 탓에 접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사실상 잔지바르와 능귀는 동의어다. 잔지바르는 곧 능귀 해변이고, 능귀 해변이 곧 잔지바르다.
인도양의 옥빛 영롱함과 푸르름을 벗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망중한도 읊을 수 있다. 아름답고 여유롭다. 그리고 평화롭다. 그야말로 현세에 강림한 천국이다.
공항에서 능귀로 가는 버스가 있다.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다. 현지인들도 버거워한다. 이동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약한 숙소의 셔틀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택시다. 택시를 이용하면 잔지바르 공항에서 능귀까지 5만 원 남짓이 나온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동 시간이 90분이다. 그런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
2. 파제
By Raissa Lara Lütolf (from Unsplash)
능귀와 쌍벽을 이루는 휴양지다. 체급 차이가 상당히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으로 능귀 못지않은 명성을 자랑한다.
나는 다녀온 적이 없지만 함께 여행했던 여행 호스트는 두 번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한다. 그의 경험을 빌자면 능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교통도 비슷하게 불편하다. 펼쳐진 풍경도 비슷한데, 조금 더 한적하고 평화롭다고 한다. 그리고 능귀에 비하면 물가도 조금이나마 더 저렴하다고 한다. 조용하게 가성비 있는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파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3. 스톤타운
잔지바르의 관문이다. 가장 번화한 동네이며 관광지이다. 한때 오만 제국의 수도였다. 그리고 동아프리카 노예 무역의 중심이기도 했다. 부를 좇아 이곳저곳을 유람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종국에는 이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양식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 받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무려 동네 전체가. 잔지바르 공항에서 워낙에 가깝기 때문에 웬만하면 경험하게 될 테다. 혹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들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니 놓치지 말자.
즐길 거리 1. 능귀 해변
참으로 아름다운 동네다. 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그리고 볼 것도 많다.
동남아에서도 비슷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고 들었다. 나는 잘 모르는 사실이다. 베트남을 뻔질나게 드나들지만 매번 출장이다. 휴양지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탓에 확인할 길이 없다.
그래도 잔지바르 여행을 함께했던 큰 형이 코타키나 발루를 다녀온 적이 있다. 형의 말에 따르면 많이 다르단다. 그렇다고 한다.
살면서 처음 만나는 풍경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들이치는 파도만 마주하고 있어도 좋다. 기쁨의 미소가 저절로 번진다. 행-복
해변가에 들르면 가장 먼저 파라솔부터 구하자. 제시하는 가격의 반절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합의점을 찾아가면 만족스러운 가격으로 환상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즐길 거리 2. 음넴바 섬 스노클링
물가에만 머무르는 게 아쉽다면 그때는 배에 올라 보자. 음넴바 섬에서 즐기는 스노클링은 인도양을 벗한 잔지바르의 자연을 조금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탁 트인 수평선을 벗하며 한 시간 남짓을 달린다. 이따금 돌고래도 만나고 이런 저런 재미난 구경도 하면서 한 시간 남짓을 달린다. 그 길의 끝에,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음넴바 섬이 기다린다.
참고로 음넴바 섬에는 아주 유명한 별명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빌게이츠 섬'. 이유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대로다. 빌게이츠가 소유한 섬으로 알려져 있다.
꽤나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비록 우리가 섬을 살 돈은 없지만 잠시나마 주인 행세를 하며 부자 된 기분을 느껴볼 수는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잔지바르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바다 깊이가 4m 남짓 되는 듯하다.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배워서라도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다. 그저 눈으로만 즐기기에 이 바다는 너무나 아름답다.
즐길 거리 3. 향신료 투어
노예 무역 못지않게 잔지바르의 이름을 널리 알린 존재 중 하나다. 잔지바르는 향신료 무역의 중심이기도 했다.
과거의 영광은 지금도 섬 곳곳에 흔적처럼 남아 있다. 온갖 향신료가 즐비한 농장에서의 오감이 즐거운 시간. 향신료 투어도 잔지바르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만나기 힘든 온갖 종류의 향신료를 경험할 수 있다. 투어의 말미에는 향수와 마살라, 비누 같은 온갖 향 나는 것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스톤타운 재래시장에 가면 조금 더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입장료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몇 개 집어오자. 공짜로 구경했는데 빈손으로 돌아가기는 좀 그렇지 않은가.
게다가 이렇게 바나나 잎으로 엮은 넥타이와 왕관까지 선물로 주는데 말이다.
즐길 거리 4. 스톤타운 골목 투어
모든 것을 돌로 엮은 풍경이 매력적이다. 그런 스톤타운의 골목을 유람하는 것은 동네의 매력을 가장 온전하게 마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날 것 그대로의 일상을 만날 수 있다. 길거리에 늘어선 좌판에는 손님을 맞이하는 예술가들이 가득하고, 동네의 가장 큰 재래시장은 아침 저녁으로 활기가 넘친다.
이 동네에서만 접할 수 있는 온갖 주전부리들도 여행의 빠질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다. 망설이지 말고 즐겨 보자. 달달한 걸 좋아한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이따금 예고 없는 소나기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또한 정처 없이 유람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즐기자.
술탄을 비롯한 이 동네의 지도층만이 사용할 수 있었다는 왕가의 목욕탕에도 슬그머니 들러 보자. 생각보다 현대적이라서 놀랍고,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 절로 감탄하게 될 것이다.
즐길 거리 5. 감옥섬 거북이 투어
스톤타운에서 통통배로 15분 남짓이다. 창구섬에는 거대한 육지 거북이들의 성소가 있다.
창구섬이라는 아주 멀쩡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 부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감옥섬이라는 별명이 너무나 만연한 탓이다. 지난 역사가 남긴 얄궂은 흉터다. 섬의 본디 이름까지 뺏어갔으니 말이다.
엄청나게 많은 거북이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관리 상태까지 매우 훌륭하다. 얼핏 봐도 백 마리가 넘어간다. 하지만 놀랍게도 태초에는 세 마리에 불과했다고 한다.
밥도 줄 수 있고 만져볼 수도 있다. 사람 손을 많이 타서 그런지 무척 온순하고 겁도 없다.
거북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이 섬의 어두운 단면을 만날 시간이다.
유유히 일렁이는 파도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찰나의 조각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노예로 팔려나간 이들에게는 평생에 마지막으로 눈에 담은 고향의 바다였을 테다.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미개한 역사가 이곳에 남아 있다. 한 마디 얹기조차 힘든 먹먹함이 차오른다.
8. 먹을거리 - 능귀 아만 방갈로스
먹고 즐긴 게 적지 않다. 열 다섯 군데 남짓 식당을 다니며 스무 끼 넘는 밥상을 받아 들었으니 식음료 가이드를 따로 엮어도 될 정도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지금부터 소개하려는 이곳의 체급이 너무 압도적인 탓이다. 어떻게 해도 완급 조절이 되지 않는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능귀 해변의 '아만 방갈로스'다. 능귀를 여행하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찾았던, 그야말로 거를 타선이 없는 완전체 맛집 되시겠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하고 가격은 저렴하다. 이 집의 위엄은 잔지바르 3회차에 빛나는 여행 호스트의 한 줄 요약으로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다.
'능귀에서는 다른 데 갈 필요 없음'
문어 샐러드와 대빵 큰 새우, 랍스터는 반드시 시키자. 특히나 문어 샐러드가 압권이다. 부들부들한 식감에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데, 씹다 보면 중독되는 맛이 있다.
가진 매력이 음식에만 있어도 충분할 텐데 이렇게나 환상적인 풍경까지 벗할 수 있다. 대체 없는 게 뭐죠.
그러니깐 한잔해.
밤낮으로 아름답고 맛있는 해산물이 그득하다. 탄자니아 전역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맛집이었다. 무결점의 총사령관, 여기는 능귀 해변의 아만 방갈로스다.
9. 사소한 팁
1. 젤라또가 맛있다
마침내 가이드의 마지막 순서다. 번뜩 스친 것들을 한데 모았다.
'맘마미아'라는 이름을 가진 젤라또 집이 있다. 스톤타운에 하나, 능귀에 하나가 있다. 한 스쿱에 2천 원 남짓이고 아주 맛있다.
'코코넛 누텔라'라는 녀석이 특히나 굉장하다. 아주 달고 부드럽고 향긋하다. 코코넛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한 번쯤은 경험할 만하다.
2. 술 파는 가게가 귀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활하는 잔지바르 사람들이다. 일상에 술은 없다시피 한다. 식당이나 호텔에서는 당연히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술 파는 가게는 정말로 귀하다. 내가 기억하기로 능귀 해변에는 단 한 곳만이 존재한다. 그 정도로 귀하다.
식당 아닌 곳에서 술을 사고 싶다면 구글 지도에 'Nungwi supermarket'을 검색하자. 허름한 외관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다양한 술을 갖추고 있다. '티고 패사'라는 이름의 핸드폰 충전 쿠폰도 팔고 있으니 데이터가 없는 분들은 참고하도록 하자.
3. '아마룰라'라는 술이 아주 맛있다.
한국에는 없는 술이다. 거대한 아프리카 코끼리가 그려진 크림 리큐르 '아마룰라'는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녀석이다.
베일리스와 맛이 비슷하다. 크림 리큐르답게 칵테일 베이스로 활용하기 아주 좋다. 그러니깐 눈에 보이면 한 병 집어 오자.
4. 숙소 위치는 연연할 필요가 없다.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바다가 보이는 입지에 연연할 필요가 하나도 없다.
어차피 걸어서 2분이면 만날 수 있는 게 바다다. '나는 커튼을 걷었을 때 무조건 바다가 보여야 해' 주의라면 어쩔 수 없다. 다만 최소 다섯 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난다는 걸 염두하시길 바란다.
개인의 취향이므로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나라면 숙소에서 아낀 돈으로 스노클링을 한 번 더 즐기고 밥집에서 맛있는 요리 한 접시를 더 먹을 것 같기는 하다.
마무리
지금도 이따금 꿈에 아른거린다. 재회만을 바라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간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열심히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잔지바르다. 언젠가는 당신도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 존재 화이팅.